9 문학 이야기

후고 폰 호프만슈탈

필자 (匹子) 2017. 3. 7. 20:43

 

인간의 내면과 실제로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갈망의 상과 실제의 상 사이에도 분명히 거대한 간극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헨릭 입센을 제외한다면 호프만슈탈만큼 유럽 문학에서 두 개의 분열된 세계로 인해 고뇌하거나 혼란을 겪는 인간형을 놀라울 정도로 적확하게 묘사한 작가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사람들은 후고 폰 호프만슈탈 (1874 - 1929)을 신낭만주의의 작가로 편입시키곤 합니다. 오스트리아의 신낭만주의 극작가, 호프만슈탈은 몽환적인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극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빈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으나, 나중에는 불문학으로 전공을 바꾸었습니다.

 

 

 

 

빈에 있는 호프만슈탈의 생가. 호프만슈탈은 유대인의 피가 섞인 가문의 외동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는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는데, 그의 불문학적 자양은 작품 속에 은근히 배여 있습니다. 호프만슈탈은 자유분방함, 거칠 줄 모르는 아름다움의 추구 그리고 각박한 현실과 대비되는 포근하고 안온한 상상 속의 현실을 자유자재로 형상화시켰습니다. 

 

 

 

 

호프만슈탈이 지내던 리징의 풍경. 이곳에서 그는 작가를 꿈꾸었습니다. 호프만슈탈의 부모는 교육열이 높아서, 사강사를 뽑이서 아들로 하여금 그리스어, 라틴어,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우게 하였습니다.

 

 

 

 

 

 

빈 대학교 법학 대학. 후고 호프만슈탈은 법과 대학을 중도 포기하고 불문학을 공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불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에 교수 자격 논문을 집필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유대인이라는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법학이 가장 지겨운 학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법학은 모든 법적 사항을 법규정이 담긴 법전에 담고 있는데, 법학도는 이것들을 그저 달달 외우는 것으로 대학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입니다. 이를 맨 처음 지적한 학자는 미셀 푸코였습니다.

 

 

 

 

극작품 "예더만Jedermann"의 한 장면. 죽음은 어느 누구도 비켜가지 못하는 숙명적 길입니다.다.

 

 

 

 

 

후고 폰 호프만슈탈의 "이집트의 헬레나"의 한 장면.

 

헬레나는 그리스의 왕 아가멤논의 동생인 메넬라오스의 아내였는데, 트로이 장수인 파리스와 사랑을 나눕니다. 두 사람은 그리스를 도망쳐 이집트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의 왕 아가멤논은 그미가 파리스에게 납치 당했다고 군인들을 속여서, 트로이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리스 군인들은 그리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 헬레나를 되찾아야 한다는 거짓된 명분 때문에 10년 동안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그러나 헬레나는 실제로 그리스의 못생겼지만 음탕한 여인으로 파리스와 이집트에서 밀회를 즐기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