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림 (명저)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3"

필자 (匹子) 2021. 8. 13. 10:31

필자의 저서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3"이 2021년 1월 말에 태어났습니다.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1, 2는 이미 재작년에 간행된 바 있습니다.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4, 5는 내년에 간행될 예정입니다.

 

목차

 

0. 서문 제 3권 유토피아 서문 제 3권

1. 루소와 볼테르 그리고 시간 유토피아

2. 메르시에Mercier의 시간 유토피아 『2440년』(1771)

3. 홍산 문화 그리고 빌란트Wieland의 『황금의 지침서』(1772/ 1774)

4. 레티프Restif de la Bretonne의 『남쪽 지역의 발견』(1781

5. 피히테Fichte의 「폐쇄적인 상업국가」 (1800)

6. 오언Owen의 연방주의 유토피아 (1816)

7. (요약) 횔덜린Hölderlin의 문학 속의 유토피아 

8. 메리 셸리Mary Shelly의 『프랑켄슈타인』(1818)

9. 생시몽St. Simon의 중앙집권적 유토피아 사상 (1821)

10. 푸리에Fourier의 공동체 팔랑스테르 (1829)

11. 카베Cabet의 유토피아 『이카리 여행』 (1840)

12. 바이틀링Weitling의 기독교 공산주의 (1843)

13. 데자크Déjaque의 급진적 아나키즘 유토피아 (1858)

14. 마르크스Marx의 자유의 나라에 관한 유토피아

15. 아나키즘과 비국가주의의 유토피아 (1880년 이후)

 

필자는 이미 간행된 제 1권과 제 2권에서 고대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유토피아의 사고를 천착하였습니다. 본서인 제 3권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엽까지 이르는 시기의 유토피아의 문헌들 다룹니다. 공간으로서의 유토피아는 그 기능에 있어서 시간 유토피아, 즉 “우크로니아 Uchronia로서의 어떤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루게 됩니다. 18세기 중엽부터 사람들은 나중의 저기가 아니라, “미래의 여기에서 어떤 더 나은 사회를 건립할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유토피아의 정태적 시스템으로서의 성격은 서서히 약화되고, 현실 변화를 역동적으로 이룩하리라는 사람들의 의향은 더욱더 강하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에 영향을 끼친 것은 무엇보다도 계몽주의 사상이었습니다. 가령 루소의 사회계약설은 국가와 인민 사이의 동등한 계약관계가 성립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엽에 이르는 시기의 유토피아는 국가주의, 혹은 비국가주의의 유토피아로 나누어집니다. 전자는 생시몽과 카베의 유토피아와 같은 국가 중심적 대규모의 사회구조의 틀을 갖추고 있다면, 후자는 오언과 푸리에의 경우처럼 비국가중심의 소규모 공동체를 하나의 틀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생시몽과 카베는 중앙집권적인 거대한 공동체의 체제를 구상하면서, 정치적으로 평화롭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국가의 가능성을 타진한 데 비하면, 오언과 푸리에는 지방분권적 소규모의 공동체의 삶을 통해서 자생적이고 자치적인 삶의 방식을 실천하려고 하였습니다.

 

이 와중에도 국가의 권력 체제를 처음부터 부정하는 무정부주의의 이상을 추구하려는 일련의 노력이 출현하였습니다. 가령 우리는 이러한 면모를 푸리에 그리고 데자크의 공동체 구상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는 나중에 윌리엄 모리스의 유토피아에서 다시 한 번 비국가주의 공동체의 특성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즉 19세기의 대부분의 유토피아들은 산업 혁명 이후로 르네상스 시대에 하나의 미덕으로 간주되던 근검절약이라는 생활방식을 거의 파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생시몽과 카베의 경우 과학 기술의 도입으로 생산력 증가를 극대화시켜서, 중앙집권적 공동체 국가의 주민들로 하여금 심지어 어느 정도의 범위의 사치를 용인하고, 풍요로운 행복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은 유럽 전역에 사회적 경제적 측면의 변모를 추동하였습니다. 초기 자본주의의 생산양식은 유럽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켜나갔습니다. 고대에 널리 퍼졌던 질적 가치로서의 자연, 영혼적인 것 그리고 여성적인 것은 퇴보를 거듭하고, 그 대신에 합리성Ratio 그리고 수학의 중요성이 부각되었습니다.

 

유토피아에 관한 서양인들의 사고는 궁극적으로 세 가지 모티프에서 태동하였습니다. 돈의 무한대의 증식과 이로 인한 폐해, 갈등과 전쟁이라는 여러 유형의 폭력 그리고 이기주의의 생활관 등에 대한 비판이 그것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양의 유토피아는 -국가주의, 혹은 비-국가주의든 간에- 어떤 새로운 인간형을 추구합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사랑, 협동성 그리고 대아의 정신을 추구하는 인간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양인의 삶은 고금을 막론하고 개인주의 (이기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바로 이러한 까닭에 개인을 넘어서는, “우리”의 안녕을 두레 공동체의 생활방식은 서양인에게 결여된 무엇을 부분적으로 채워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큰 자아를 도모하는 한국인들의 이타주의의 생활방식은 구분과 차단이라는 서양의 사고에서 파생되는 제반 유형의 갈등, 미움, 질투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동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날 생태 공동체의 실천이야 말로 미래 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서양 유토피아의 흐름』 제 4권 그리고 제 5권에서 심도 있게 다루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