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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박: 욘존의 기념일들 (3)

필자 (匹子) 2018. 7. 10. 11:53

 

1957년 야콥과 게지네 사이에서 딸 마리가 태어난다. 게지네는 1961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독일 은행에서 근무한다. 그곳에서 다시 미국 은행으로 근무지를 옮긴다. 게지네는 미국 땅이 몹시 낯설다. 그미에 비하면 딸 마리는 미국을 고향처럼 생각하며 성장한다. 뉴욕에서 게지네는 자연과학자인 디트리히 에릭슨을 알게 된다. 디트리히는 나중에 군사 물품 회사에 근무한다. 두 사람은 오래 전에, 1953년에 서베를린 근처에서 잠시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상대방에 대해서 친근감을 느낀다. 뉴욕에서 다시 만난 두 남녀는 서로에게 호감을 품는다. 디트리히가 그미에게 청혼하자, 게지네는 쉽사리 혼인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게지네의 현재 상황은 은행 업무, 딸과의 대화, 과거의 행적, 실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 등으로 뒤엉켜 있다. 게지네는 미국 은행의 요청으로 체코의 지역에서 근무하려고 한다. 말하자면 미국의 거대 채권을 풀기 위하여 체코 정치가들과 회담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은행장은 게지네가 동독을 떠났다는 사실만으로 그미를 사회주의의 적대자로 간주한다. 그렇지만 그미는 내심 사회주의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프라하의 봄의 개혁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인다.

 

 

 

 

 

 

 

 

 

독일 클뤼츠에 위치한 욘존 기념관의 전경. 이곳에는 욘존이 사용하던 물건, 원고 그리고 책상 등이 비치되어 있다.

 

 

그미에 비하면 딸 마리는 어머니의 이러한 태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서로 다른 경험의 폭은 서로 다른 견해를 견지하게 한다. 마리에게는 뉴욕이 고향이나 다름이 없다. 어머니의 사업 계획으로 인해 그미의 삶의 환경이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게지네는 고향 메클렌부르크의 상실로 인해 새로운 고향을 찾으려고 한다. 누욕에서 그미는 외형적 유사성을 발견하지만, 여전히 낯선 곳에서 이중적인 사고를 지녀야 한다. 뉴욕은 게지네에게 낯설기만 하다.

 

게지네는 나치 전범을 뉴욕 타임즈에서 접한다. 여전히 나치당이 미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미는 과거의 친구들과 교우하며, 동독 시민들의 탈출을 위한 모임에 가담한다. 게지네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거리감을 취하며 이에 대해 윤리적이고 휴먼한 차원에서 비판하지만, 마리는 미국에 대한 애국적 자세를 저버리지 않는다. 게지네에게 여행이란 잃어버린, 혹은 새로운 고향을 찾기 위한 행위인 반면에, 마리에게는 경험과 지식 쌓기 그 이상이 되지 못한다. 모녀는 과거 사항 외에도 미국 내의 인종 분규와 정치적 살인에 관해 토론한다. 두 사람의 일상은 학교와 직장에 제한되어 있지만, 정치적 사건의 파문이 완전히 은폐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은 흑인 프랜시스를 돕지만, 그미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