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D-Pop

Brecht: Die Erinnerungen an Marie A (3)

필자 (匹子) 2021. 3. 19. 10:05

서로박 샘의 시 해석입니다.

 

브레히트는 1920년에 이 작품에다 “1004 번째의 감상적인 노래”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1004”라는 숫자는 돈환을 연상시킵니다. 에스파냐의 바람둥이, 돈환은 평생 1003명의 여자와 정을 통했는데, 젊은 브레히트는 이러한 기록을 깨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마리 A의 경우는 남성의 애정행각과는 다른 관점에서 설명되어야 합니다. “마리 A”는 시인이 어릴 때 사귀었던 15세의 처녀, 로제 마리 아만 (Rose Marie Aman)을 가리킵니다. 그미는 아우구스부르크의 시장에서 일하는 이발사의 딸로서, 브레히트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미를 차지 (?)하지 못했지만, 잊을 수 없다.”고 술회하였습니다.

 

작품은 세 개의 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연은 5각운 (약강격)으로 이루어진 8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브레히트는 프랑스의 가수 레옹 라로시 (Léon Laroche)의 유행가 「잃어버린 행복 (Tu ne m’aimais pas)」에서 몇 구절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시를 살펴보기로 합시다. 제 1연은 사랑의 순수함이 아니라, 사랑의 순수함의 사멸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제 2연에서 시인은 사랑과 기억 사이의 상관관계를 다룹니다. 이 경우 자아의 욕망은 억압되고 있습니다. 제 3연에서 시인은 무덤덤하게 과거를 회상하며, “자두나무”의 만개 그리고 “그미”의 출산을 언급합니다.

 

몇 가지 시어를 설명하겠습니다. “”은 고대로부터 원래 여성의 아름다움을 상징할 뿐 아니라 (Luna), 식물의 성장과 결실을 암시합니다. (Demeter). 나아가 달은 “처녀성”을 뜻하기도 합니다. 가령 게오르크 뷔히너 (G. Büchner, 1813 - 1837)의 「보이체크 (Woyzeck)」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붉은 달은 마치 피 묻은 쇠처럼 처녀성을 잃는다.” 이와 관련하여 “자두”라는 시어 역시 여성의 생식기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추측컨대 브레히트는 “”을 중의적 의미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그 하나는 “9월의 달빛”에서 암시되듯이 “직접 즐긴 사랑의 시간에 관한 기억”이며, 다른 하나는 “사랑의 상실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이 시는 브레히트가 쓴 아름다운 연애시의 하나입니다. 전통적 연애 시는 연인을 결코 잊을 수 없는 대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렇지만 브레히트의 시에는 이와는 정반대로 씌어져 있습니다. “그미의 얼굴은 정말 기억에 떠오르지 않아./ 언젠가 그미와 키스했다는 것만을 알지.” 이는 결코 여흥에서 비롯된 것은 아닙니다. 임의 얼굴이 떠오르는 게 아니라, 임과 함께 자리했던 그 공간만이 떠오를 뿐입니다. 그것도 하얀 구름이 없었더라면, 옛사랑은 언제나 망각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사랑의 마르크스주의적 전복”, 바로 그것입니다. 마르크스에 의하면 인간은 결코 소유물이 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브레히트의 시는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연애시의 표본”은 아닙니다. 상기한 시는 하나의 틀에 편입될 수 없을 정도로 유연성과 역동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 3연을 보세요. 3연의 내용은 2연의 내용을 전적으로 반박하지 않습니까? “자두나무는 이미 베어”진 게 아니라, “항상 꽃 피우고 있”을지 모릅니다. 마찬가지로 마리는 “지금 일곱 번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을까요? 일곱의 숫자는 그 자체 결실의 가능성을 지칭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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