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알림 (명저)

(명저) 신영복의 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필자 (匹子) 2015. 6. 13. 16:58

담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였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변방을 찾아서, 엽서, 강의 등 신영복 선생의 책이라면 거의 모조리 읽었지만, 이처럼 커다란 충격과 감동을 받은 적은 없었다.

 

책은 두 개의 장으로 나누어진다. 앞의 장은 신영복 선생이 감옥에서 읽었던 동양의 사상에 관한 강의이며, 뒤의 장은 감옥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형수 그리고 수인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동양학에 무지한 나로서는 틈틈이 시난 날 때마다 앞부분을 읽었는데, 그 내용과 깊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런데 나의 마음을 충격에 빠뜨린 것은 두 번째 장의 내용이다.

 

과연 우리가 죄를 저지른 인간을 처벌할 수 있는가? 누구라 하더라도 자신의 존재를 인간 이하가 아니라, 무로 취급하는 사악한 존재들을 극도의 고통을 가하는 악마들을 죽이고 싶을 것이다. 인간의 자기 보존 충동이 우리로 하여금 저항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러한 저항의 범위는 어떠한 크기를 가져야 할까? 이는 주어진 구체적 현실적 정황에서 결정될 것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적어도 정치 권력이 민주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구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는 아니었습니다. 정치란 대적 對敵의 논리로 구축되어 있지만, 내면에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조건이 되고 있는, 이를테면 권력 집단 간의 생생과 상극을 생리로 하는 게 아닐까 하는 회의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담론, 21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