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독일시

하인츠 칼라우의 시 "마르크 브란덴부르크의 마을"

필자 (匹子) 2020. 9. 26. 07:08

 

 

 

 

 

 

 

 하인츠 칼라우의 최근의 모습

 

하인츠 칼라우는 1931년 포츠담 근교의 드레비츠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다. 1948년까지 여러 노동을 전전하다가, 트랙터 운전사 그리고 FDJ (자유 청년 동맹)의 당원이 되다. 1950년 이후에 시를 발표하다. 브레히트에게 사사한 칼라우는 가끔 극작품 그리고 동화 등을 집필하기도 하다. 그는 1991년 12월 공개석상에서 스타지와의 관계를 털어놓았다. 즉 자신은 1957년부터 1964년 사이에 스타지의 비공식 요원 (IM)으로 일했다는 것이다. 당시 1956년 헝가리 폭동이 있었을 때, 동독 안기부 (MfS)는 칼라우의 비판적 시작품들을 거론하며, 협조하지 않으면 신변상의 위협을 받으리라고 그를 협박했다고 한다.

 

   마르크 브란덴부르크의 마을

 

여름 어느 마을을 차타고 지나쳤다.

거기엔 울타리가 있었다, 삐져나와 휘어 있는,

헝클어진 정원은 마치 머리칼 같았다.

목재와 도구들이 먼지 속에 흩어져 있었다.

 

거리는 마치 오래된 흉터같이 보였다,

집들은 희망 없이 피곤하게 서 있었다,

여관 정원 앞에 붙은 색 바랜 포스터,

수양버들에는 꽃 피던 흔적이 있었다.

 

이 마을은 마치 노인 피부처럼 거칠고

핏기 없어 보였다, 그래도 사람들이 거주했는데.

어느 붉은 천은 시대를 찬양하는 척 하나,

찬양할만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나는 차를 타고 이 마을을 지나쳤다.

가옥 위의 안테나들이 세워진 걸 보았다,

지난 세월 세상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가?

여기서도 열정적으로 바라보려한 것 같았다.

 

   Märkisches Dorf von Heinz Kahlau: Im Sommer bin ich durch ein Dorf gefahren,/ da waren Zäune, ausgerenkt und krumm,/ verfilzte Gärten, ähnlich solchen Haaren./ Holz und Gerät lag in dem Staub herum.

   Die Straße war wie eine alte Narbe,/ Die Häuser standen hoffnungslos und müd,/ am Gasthof hatten nur Plakate Farbe/ und eine Weide, denn die hat geblüht.

   Stumpf und erloschen, wie die Haut von Greisen,/ schien dieses Dorf und war doch wohl bewohnt./ Ein rotes Tuch gab vor, die Zeit zu preisen,/ doch nichts war da, das sich zu preisen lohnt.

   Vorbei an diesem Dorf bin ich gefahren/ und sah Antennen auf den Häusern stehn,/ was in der Welt geschieht in diesen Jahren,/ schien man auch hier mit Eifer anzusehn.

 

(질문)

1. 시인은 언제 자신의 고향을 방문했을까요?

2. 맨 마지막 연에서 “안테나”가 지칭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해설)

잃어버린 고향의 적막함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통독 이후에 마르크 브란덴부르크 지방에서 거주하던 사람들은 거의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적 여건이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이상 그곳에서 살아갈 수 없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작센안할트 주의 인구는 통독 이후에 엄청난 양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리하여 주는 거주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사람들에게 건물 한 채 당 1 유로에 팔기도 했습니다. 집 한 채가 남한 돈으로 1200원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물론 건물을 보수하고 수리하는 데에는 약간의 정부 보조금 그리고 사비를 충당해야 했지만 말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함께 모여서 이른바 “지벤 린덴 (Sieben Linden)”이라는 생태 공동체를 결성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들은 국가에서 정해주는 일감으로 편안하게 살았지만, 통독의 상황 하에서 거의 대부분 실업자로 전락해야 했습니다. 서방 세계로의 이주는 힘든 노정이지만, 최소한의 수입원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처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인용 시에서는 기존 사회주의 (“포스터”, “붉은 천”)가 지배하던 현실 (“정원”, “거리”)에 대한 비판 및 시인의 잃어버린 고향 (“집”, “마을”)에 대한 아쉬움이 뒤섞여 있습니다.

 

 

 

마르크 브란덴부르크의 문장

 

 

 마르크 브란덴부르크 주의 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