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름린 6

서로박: 헤름린의 스카르다넬리

1970년 「의미와 형식」에 발표된 슈테판 헤름린 (1915 - )의 방송극 "스카르다넬리"는 횔덜린의 다른 이름이다. “스카르다넬리 Scardanelli”, 그는 누구인가? 실제로 살았던 자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횔덜린인가? 부오나로티 Buonarotti, 살바토레 로자 Salvatore Rosa는 이름과는 달리 세상을 붉게 구원하지 못하고 사라진, 당시 19세기의 무명 시인, 횔덜린의 가명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슈테판 헤름린은 프랑스 팔레스티나 등지를 돌아다니며, 반 나치 저항 운동가로 활약하였다. 전후 구동독 지역에 정착한 그는 "대도시에 관한 12개의 담시들" 및 반파시즘 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탁월한 중단편 소설들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헤름린은 구동독 지역에서 여러 명의 문화 ..

45 동독문학 2022.01.05

서로박: 소네트 패러디 (2)

너: 마지막으로 다루고자 하는 시는 울라 한 (1946 - )의 「고상한 소네트 (Anständiges Sonett)」라는 작품입니다. “어떤 고상한 시를 한 번 써 봐” (St. H.) 이리 와서 꽉 잡아 난 가볍게 맛보는 걸 좋아하지 않아. 처음엔 세 번 키스해 줘, 기분 좋은 곳에. 입에서 입으로 나를 건드려 줘. 이제 한 번 눈앞에서 내 둥근 것들을 돌리고 내가 비밀리에 너의 안으로 뛰어들게 해. 어떻게 몸이 아래로 위로 향하는지 보여줘. 나는 외치다 침묵해. 내 곁에 있어. 기다려. 다시 올게 나에게 너에게 그다음엔 “아름다운 오래된 노래의 반복 운처럼 완전하게” 태양 빛 고리를 내 배에다 문질러, 한번 그리고 항상. 나의 눈꺼풀은 그냥 열려 있어. 두 입술 또한. (”Schreib doch m..

22 외국시 2021.09.05

서로박: 헤름린의 시

슈테판 헤름린의 작품은 그의 삶과 밀접한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유대인의 대부호의 집에서 태어난 그는 (본명은 루돌프 레더였다) 1931년에 공산당 청년 동맹에 가담하였다. 그후 1936년 에스파냐 내전에 참가했으며,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1947년 동독으로 돌아왔다. 자신의 초기 시집은 자신이 겪어온 사회적 궤적을 그대로 보여준다. 파시즘에 대한 투쟁, 전후 시대, 쟁전 시대 그리고 1953년 이후의 경직된 사회주의 등이 그의 작품의 배후를 장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헤름린의 문학적 자양은 프랑스 문학에서 발견된다. 실제로 헤름린은 말라르메, 엘뤼아르, 아폴리네르 등의 문학 작품에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 50년대와 60년대에 그는 동서독에서 비판적인 반응을 얻게 되었다. 서독 사람들은 헤름린..

45 동독문학 2021.01.10

스카르다넬리, 그 이름 속의 일곱 가지 의미 (2)

6. 스스로 자신을 비하하려고 했는가?: 그렇지만 후세 사람들은 스카르다넬리의 이름의 의미를 계속 추적하였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의 개연성을 찾을 수 있는데, 이것들은 사실로 확정될 수 없는 추론에 불과합니다. 첫째로 빌레펠트의 어학자, 크리스티안 외스터잔트포르트 Chr. Oestersandfort는 시인이 자신을 비하하기 위해서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스카르단”은 발음상으로 “Scharlatan (야바위꾼, 협잡꾼, 돌팔이 의사)”을 연상시키며, “elli” 라는 접미사는 “놈”과 같은 인간 비하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의하면 횔덜린은 자신을 “겸허한 마음으로 글을 쓰는 자”라고 명명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횔덜린은 찾아오는 손님에게 깍듯이 인..

41 19전독문헌 2021.01.05

서로박: 헤름린의 저녁 노을

슈테판 헤름린의 산문 "저녁노을"은 1979년에 발표되었다. 작가는 60년대에 거의 시를 쓰지 않고, 주로 산문 등을 썼다. 가령 "소설집 (Erzählungen)", 횔덜린을 소재로 한 방송극,「스카르다넬리 (Scardanelli)」 등이 그것들이다. 헤름린은 "저녁노을" 외에도 「카스베르크」 (1965), 「코르네리우스의 다리」 (1968), 「나의 평화」 (1975) 등을 스케치한 바 있다. "저녁노을"은 참으로 아름다운 산문집이다. 이 책은 총 27개의 단락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시적 제스처를 담고 있다. 여기에는 헤름린의 유년 시절, 30년대 40년대 정치적 사회적 투쟁, 젊은 시절의 꿈과 실망 그리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젊은이의 희망 등이 차례로 담겨져 있다. 헤름린의 책에는 로베르트 발저 (..

45 동독문학 2020.11.15

서로박: 우베 텔캄프의 탑 (5)

(앞에서 계속됩니다.) (26) 제목의 의미 (1): 친애하는 T, 지금까지 우리는 작품의 주제 및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작품의 제목인 “탑”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로 그것은 드레스덴의 가상적 도시구역을 가리킵니다. 텔캄프는 집필 당시에 실제로 존재하는 “바이서 히르쉬” 지역을 염두에 두었다고 합니다. 둘째로 제목은 상아탑 내지 동독의 교양 있는 시민계급의 삶의 영역을 지칭합니다. 작가는 작가 그룹 내지 의사들이 살아가는 지역으로서 “탑 속에서”를 설정하였습니다. 학식을 지니고 삶의 모든 측면을 비판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았던 계급은 1977년 비어만 사건 이후로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회 참여를 거부하고 실내음악에 몰두하는 등 사적인 삶에 몰입..

48 최신독문헌 2012.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