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에게는 양성의 소질이 주어져 있었다. 가혹했던 아버지에게 종속되지 않기 위해서는 격렬하게 자신을 보호해야 했다. 그가 지녔던 죽음의 증후는 자아에게는 자학적 충족이고, 초자아에게는 처벌을 위한 충족 즉 가학적 충족이다. 다시 말해 전자는 “너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죽는 중”이고, 후자는 “아버지가 너를 죽이고 있는 중”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신경증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욕망과 관계된다. 발작은 응징으로서 아버지의 죽음처럼 끔찍하고 두려운 것이다. (...) 그러나 한 가지 사항은 특이하다. 발작의 전 단계에서 승리감 내지 쾌감을 느낀다. 이렇듯 발작은 그에게 응징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아버지를 대신하는 존재가 자신에게 형벌을 가하도록 방임해 버렸다. 그는 아버지를 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