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천: 파업 보름째 우리 공돌이만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하다 말고 그대로 놓아둔 우리 배속처럼 꼬인 산소 호스와 작업 선들 널브러진 공구들은 우리에게 파업을 하고 있었다. 사람이야 구호를 외치고 하늘을 쳐다본다지만 말도 못하는 저것들은 속이 어떨까? 어둠 속에서 저마다 간절한 눈빛이다. 망치자루를 쥐어본다. 어깨가 뻐근해지면서 콧등이 시큰거린다. 희박해지는 공기와 더러워지는 물은 인간에게 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최종천 시집, 고양이의 마술 2011 최종철 시인의 시를 읽으면, 내 자신은 왜 한없이 초라해지고 부끄러워지는 것일까? 최 시인은 오랫동안 노동하면서 시를 써온, 얼핏 보기에는 시인 답지 않은, 그러나 시인 중의 참 시인이다. 그의 글은 어떠한 미사여구도 허용하지 않는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