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목련이 백목련에게 최두석 너는 잎도 없이 꽃망울 터트리지 수백 수천의 꽃눈 붓끝처럼 세우고 추운 겨울을 견디면서 벼르고 벼르다가 온몸으로 봄볕을 느끼며 한꺼번에 수백 수천의 꽃망울 터트리지 사람들은 너의 환한 꽃그늘 아래 서서 마음껏 봄날을 즐기곤 하지 하지만 나는 떨군 꽃잎이 쓰레기가 되어 발길에 밟히는 게 싫어 산 속에 산다네 햇볕 가릴 만큼 가득 잎을 펼친 다음에 꽃은 한 송이씩 차례로 피운다네 사람들의 번거로운 눈길에서 벗어나 아는 이만 맡게 되는 향내는 한층 그윽하고 깊다네. .................... 최두석 시집: 두루미의 잠 , 문학과 지성 2023. 필자는 이 시를 다음과 같이 해석합니다. 1. 아름다운 시골 처녀가 서치라이트 불빛 아래에서 박수 세례를 받는 여배우에게 드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