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는 365일 가운데 가장 짧은 날을 가리킵니다. 하지의 밤에는 언제나 기이하고도 혼란스러운 사건이 발생한다고 믿습니다. 작품의 배경으로 설정된 시간과 장소는 1995년 베를린입니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사소한 이야기를 자세히 묘사하는 반면에, 작품의 배후에 전환기의 본질적인 문제를 흐릿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집필 방식은 일견 알프레트 되블린 Alfred Döblin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Berlin Alexander Platz』의 서술 기법을 연상시킵니다. 크리스토라는 이름을 지닌 주인공, “나”는 뮌헨에서 거주하는 저널리스트인데, 어느 잡지사로부터 “감자”에 관한 기사를 써달라는 청탁을 받습니다. 제목은 “페루-프로이센-커넥션. 감자와 독일인의 인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기사를 막연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