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천 3

서로박: (2)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계속 이어집니다.) 8. 망각 그리고 삶의 무거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가벼운 존재로서의 갈망의 삶은 쿤데라에 의하면 주어진 현실에서는 무거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우리가 감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인간은 이러한 삶을 누릴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추구하려고 끝없이 애를 씁니다. 인간이 갈구하는 가벼움은 차라리 망각과 같습니다. 작가는 작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야기는 개별적 인간의 삶처럼 참을 수 없이 경박합니다. 그것은 바람에 치솟는 먼지 혹은 깃털처럼 가볍습니다. 내일이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그러한 사물처럼 말이지요.” (Kundera 1987: 102). 가벼운 존재의 유희는 마치 나비의 꿈처럼 망각 속에 머물고 있는 반면, 무거운 존재의 고통은 마치 무의식 저..

31 동구러문헌 2024.11.15

서로박: (3) 옐리네크의 '피아노 치는 여자'

(앞에서 계속됩니다.) 10. 고통스러운 자해 행위: 다음 날 에리카는 몸속에 칼 한 자루 감춘 채 발터가 다니는 기술 대학으로 향합니다. 그를 죽일지, 아니면 그를 연인으로 되찾아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학생들 사이에서 발터가 눈에 뜨입니다. 그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에리카는 그가 어느 여대생에게 추파를 던지는 모습을 멀거니 지켜봅니다. 에리카의 마음속에서는 자신을 학대하고 싶은 욕구가 끓어오릅니다. 그미는 칼을 꺼내어 자신의 어깨를 찔러버립니다. 어깨에서는 피가 솟아납니다. 피 흘리면서 집으로 향하는 그미의 모습은 마치 짝 잃은 미친 비둘기 암컷처럼 보입니다. 11. 노이로제 환자: 소설의 내용이 어떠했는지요? 옐리네크는 에리카라는 인물을 통해서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한 인간의..

44 20후독문헌 2024.04.17

서로박: 슐링크의 책 읽어주는 남자 (3)

제 3부: 판결이 내려진 그해 겨울 미하엘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스키 캠프에 초대받습니다. 추위에 둔감한 그는 셔츠 바람으로 돌아다닙니다. 이때 주인공은 감기에 걸리게 되고, 열병을 앓습니다. 친구들은 왜 추위를 타지 않는가? 하고 그에게 묻습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어떤 마비 증세가 온몸을 장악하여 나를 놓아주지 않아.” 이제 대학을 마친 주인공은 사법관 시보로 일합니다. 1968년 학생 운동이 발발하자, 그는 소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주인공은 이렇듯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며 국가 사회주의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비판적 입장으로부터 거리감을 취합니다. 미하엘은 법관 준비생으로서 서서히 경력을 쌓아갑니다. 왕년에 함께 공부했으며, 스키 여행에 참가하기도 했던 게르트루트와 사귑니다. 그미가 임신..

44 20후독문헌 2019.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