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 리하르트 자게는 유토피아의 의향으로서의 란다우어, 만하임 그리고 에른스트 블로흐의 입장을 처음부터 배격하고, 토마스 모어의 고전적 유토피아를 유토피아 개념의 핵심 사항으로 수용하고 있다. 1991년 『신시대의 정치적 유토피아 Politische Utopien der Neuzeit』이후로 4권에 이르는 『유토피아 프로필 Utopische Profile』을 발표해 왔다. 물론 자게는 방대한 서적을 통하여 자신의 확고한 견해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표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게는 오랫동안 한 가지 근본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유토피아의 의향의 개념으로서 천년왕국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그의 많은 논문과 연구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