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게 2

서로박: 블로흐와 자게

정치학자 리하르트 자게는 유토피아의 의향으로서의 란다우어, 만하임 그리고 에른스트 블로흐의 입장을 처음부터 배격하고, 토마스 모어의 고전적 유토피아를 유토피아 개념의 핵심 사항으로 수용하고 있다. 1991년 『신시대의 정치적 유토피아 Politische Utopien der Neuzeit』이후로 4권에 이르는 『유토피아 프로필 Utopische Profile』을 발표해 왔다. 물론 자게는 방대한 서적을 통하여 자신의 확고한 견해를 부분적으로 수정하고 어느 정도 유연한 입장을 표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게는 오랫동안 한 가지 근본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유토피아의 의향의 개념으로서 천년왕국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그의 많은 논문과 연구서에..

27 Bloch 저술 2023.11.06

서로박: 베라스의 "세바랑비의 이야기" (3)

(앞에서 계속됩니다.) 18. 세바랑비 사람들의 사생활과 일상적인 삶: 세바랑비에서의 삶은 국익과의 관련성 속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침 식사와 점심식사를 공동으로 해결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저녁에는 가족 혹은 친구들과 개별적으로 식사합니다. 한 가지 놀라운 것은 이곳 사람들이 사랑의 삶에 관한 한 국가의 강제성으로부터 벗어나 있다는 사실입니다. 가령 캄파넬라의 경우 성생활 역시 엄격한 시간으로 제한되는 반면에, 베라스의 경우 수많은 예외조항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세바랑비의 공립학교에서는 가끔 에로틱한 사건이 회자되기도 하며, 부왕 (副王)이 젊은 처녀를 사랑하게 되어 물의를 일으킨 적도 있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처녀는 어떤 시인을 사랑하고 있었으므로, 결국 부왕은 그미를 포기하게..

32 근대불문헌 2022.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