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권 3

박설호: (3) 동학 그리고 에코 페미니즘

(앞에서 계속됩니다.) 9. 동학의 정신은 무엇보다도 “양천(養天)에서 발견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동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양천(養天)”이라고 판단합니다. 하늘을 모시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늘을 돌보고 키우는 일이야말로 동학 정신의 핵심 사항이라고 여겨집니다. 박준건은 시천과 양천의 상호 관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습니다. “모심은 살아계시는 것을 섬김이다. 살아계시는 것을 섬기는 것은 고정적 보존이나 현상 유지가 아니라, 키움(養)이다.” (박준건: 동학의 모심을 다시 생각한다. 한국 민족문화, 2016, 202쪽.) 양천은 나 자신의 변화와 세계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음을 정갈하게 가꾸려는 내단을 강조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신쌍전(誠身双全)의 자세입니다. 그밖에 양천 속에는 개벽과..

2 나의 잡글 2024.09.26

박설호: (1) 동학 그리고 에코페미니즘

“최시형의 경물(敬物)은 인류세의 시대에 노아의 후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주 내지는 비상 보트에 승선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필자) ........................... 1. “도올은 동양학의 걸물이다.” (김경재): 젊은 시절 도올 김용옥의 『여자란 무엇인가』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제목 자체가 처음에는 나를 불쾌하게 했습니다. “여자란 누구인가?”라고 묻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원래 “무엇”이란 사물, 객체 그리고 대상을 지칭하므로, 여자를 그런 식으로 규정하는 게 기분 나빴습니다. 그렇지만 책에는 여성 혐오와는 정반대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여성의 문제는 하느님에 대한 따님의 인권을 회복하는 문제다.” 이 말은 열사람의 영웅, 일남구녀(一男九女)..

2 나의 잡글 2024.09.26

서로박: (2) 존재와 존재자, 혹은 수운과 화이트헤드

(앞에서 계속됩니다.) 6. 신 그리고 자연 (Spinoza), 존재자 그리고 존재 자체 (Heidegger), 신 그리고 창조성 (Whitehead), 존재 그리고 초월의 존재 (Tillich)는 서로 포함(包含)하는 관계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그것들은 단순히 이원론의 관계로 고착될 수는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그것들은 서로 이질적인 내용을 지닌 채 양단적(両断的)으로 배척하는 게 아니라, 상호 조화롭게 영향을 끼쳐서 제각기 변해나가는 양단적(両端的)인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양단(両端), 다시 말해서 서로 이어질 수 있는 두 개의 끝을 가리킵니다. 7. 이러한 방식으로 서로를 포함(包含)하며 양단적(両端的)으로 작용하는 상제로서의 신과 지기로서의 기운은 서로 통합하고 조우하며 아..

23 철학 이론 2023.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