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2

서로박: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달나라 제국" (2)

8. 달나라 사람들의 오만과 엘리트 의식: 기독교에 의하면 인간은 우주의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존재이며, 인간의 역사는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훌륭한 목표라고 합니다. 그런데 작가는 이러한 기독교의 세계관 자체를 절대적인 게 아니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우주에는 지상에 사는 인간의 삶보다도 더 발전된 문화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달나라 사람들은 작품에서 자기 자신을 우주에서 가장 탁월한 이성적 존재라고 간주하며, 시라노와 곤찰레스를 우스꽝스러운 동물 두 마리라고 치부하고 있습니다. 달나라 궁궐 사람들은 이들 두 사람이 인상을 찌푸리는 모습 그리고 점프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박장대소를 터뜨립니다. 달나라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은 17세기 유럽인의 그것을 방불케 합니다. 17세기 유럽 사람들은 인디언 인종..

32 근대불문헌 2021.01.05

서로박: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의 "달나라 제국" (1)

1. 사이언스 픽션의 전신인 공상 소설: 흔히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라는 인물은 에드몽 로스탕 (Edmond Rostand, 1868 - 1918)의 극작품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극작품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과도하게 커다란 코로 인해 괴로워하는 남자의 사랑의 삶을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실존 인물 헥토어 시라노 드 베루주라크(1619 - 1655)는 커다란 매부리코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가스코뉴 근위대에 들어간 그는 1639년 프랑스와 에스파냐 사이의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그는 두 번의 부상을 당하게 되자 탈영하여, 프랑스 파리로 되돌아옵니다. 1641년에 철학자 피에르 가상디Pierre Gassendi를 만나서 자연 철학에 심취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시..

32 근대불문헌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