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트 2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바보 배 Das Narrenschiff'

친애하는 J, 풍자는 두 가지 특징으로 나누어집니다. 그 하나는 날카로운 기지와 촌철살인을 담은 착상의 방식이라면, 다른 하나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미소 짓게 하면서, 은근히 무언가를 비난하는 방식입니다. 가령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의 경구가 전자에 해당한다면, 기원 후 2세기에 간행된 루키아노스Lukian의 『참된 이야기Verae Historiae』라든가,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바보 배』에 실린 이야기들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전자가 “쓰라린 냉소Galgenhumor”를 불러일으킨다면, 후자는 영국인의 간접적이고 은은한 비아냥을 담고 있습니다. 언젠가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은 자신의 편지에서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감정의 온탕과 이성의 냉탕"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바보 배』의 이야기..

40 근대독문헌 2024.09.02

서로박: 토마스 브루시히의 우리 같은 영웅들

친애하는 H, 브루시히는 이 작품에서 30대 중반에 해당되는 남자, 울츠트를 등장시킵니다. 구동독이라는 나라 자체가 주인공에 의하면 패러디의 대상입니다. 클라우스 울츠트는 -50년대 이후에 태어난 구동독 사람들을 대변하고 있는데- 사회주의 운동에 관해 어떠한 관심도 표명하지 않습니다. 가령 맑스는 주인공에게는 10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이고, 엥겔스는 50마르크 지폐에 그려진 자일뿐입니다. 주인공의 톤은 스페인의 악한 소설을 연상시킬 정도로 유머러스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 소설을 (상기한 두 편의 작품과는 달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자칭 미래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클라우스 울츠트는 1968년 8월 소련군의 탱크가 프라하로 진군할 때 거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소..

45 동독문학 202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