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2

박설호: 사상의 보석은 여전히 숨어 있다.

1. 나에게 직접 블로흐 사상을 가르쳐준 은사는 없었습니다.  맨 처음 에른스트 블로흐를 처음으로 접한 때는 아마 74년이었습니다. 독재와 민주화의 기운이 태동하여 서로 부딪치던 시기에 어느 친구는 나에게 얇은 책자 한 권을 건네주었습니다. 그것은 박종화 교수님이 번역한 부광석 (브라이덴슈타인)의 인간화 (人間化)였습니다. 기억하건대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분석 내지 신학적 견해 등이 씌어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부록에는 놀랍게도 블로흐의 삶과 철학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블로흐 철학은 당시에도 미개척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의 지식은 일천하였고, 당시에는 블로흐 사상의 중요성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2.에른스트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를 처음으로 읽기 시작한 때는 그후 십 년 뒤..

2 나의 잡글 2024.11.27

(명시 소개) 권경업의 시,「소를 잡아먹는 야만인들」

나: 권경업 시인은 2016년에 시집 『동물의 왕국』(빛남출판사)을 간행했습니다. 오늘은 여기에 실린 시편 하나를 선택하여 논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너: 이 시집에 드러난 시적 경향은 어떠한지요? 나: 이전 시집과 비교할 때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많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시어 구사에 있어서 꾸밈이 없고, 진솔한 편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이전의 시적 경향과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너: 동감입니다. 시원시원한 직설적 표현을 통해서 시인은 풍자 문학의 특성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장단점을 지니고 있지요. 독자에게 시인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게 강점이라면, 어떤 암시나 함축 등과 같은 시적 특성이 약화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습니다. 작품들 가운데 「소를 잡아먹는 야만인들」을 골..

19 한국 문학 2021.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