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헬름은 미뇽의 연인이 아니다. 또한 그는 미뇽의 보호자도, 아버지도 아니다. 미뇽은 빌헬름에게서 처음으로 인간적 따뜻함을 느낀다. 빌헬름은 그미에게는 고향으로서의 인간이다. 다른 한편 빌헬름은 단 한 번도 인간적 사랑을 받은 적이 없다. 그의 뇌리에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이탈리아의 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은 실재하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저 멀리 도사린 “확고한 집”에 관한 상일뿐이다. 미뇽은 빌헬름 마이스터 외에도 펠릭스 그리고 하프너라는 사람과 조우한다. 이들과의 관계 역시 빌헬름과의 기이한 관계가 그러하듯이, 흐릿할 뿐이다. 처음에 미뇽은 어른들이 우글거리는 집단 속에서 외로운 아이로 살아간다. 그때 그미는 펠릭스에게 심정적으로 이끌린다. 펠릭스 역시 그미와 마찬가지로 나이 어리다. 순진한 아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