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천트 4

(명저 소개) 캐럴린 머천트의 '자연의 죽음'

미국의 에코페미니스트, 캐럴린 머천트 ( Carolyn Merchant, 1936 - ) 의 『자연의 죽음. 에콜로지 그리고 과학 혁명The Death of Nature: Women, Ecology and the Scientific Revolution』 (1980)은 에코 페미니즘의 이론적 논거를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책입니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의 발전 과정, 특히 16세기, 17세기의 과학의 발전이 일방적인 방향으로 전개된 것을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서양의 자연과학은 머천트에 의하면 기계와 기게주의를 강조함으로써, 자연이라는 거대 영역의 가치를 훼손하고 무시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환경, 사회 그리고 문학 등의 제반 영역은 기계적 자연 과학에 의해서 잠식되고 왜소하게 변모했다고 합니다..

1 알림 (명저) 2024.01.13

박설호: (4) 흙의 권리. 오르플리트 서한집. 서문

(앞에서 계속됩니다.) 13. 마지막으로 흙의 권리를 재론하려고 합니다. 여기에는 네 가지 함의가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 사항은 유한한 생명의 처절함입니다. 부식질은 토양 유기체의 작용으로 식물을 탄생시키고, 자라게 하며 사멸하게 합니다. 생명의 기운은 봄이면 지상으로 솟구치고, 가을이면 지하로 내려갑니다. 가령 그리스 신화는 하데스의 페르제포네 납치라는 비유로 탄생과 사멸의 순환 과정을 설명한 바 있습니다. 식물의 기운은 겨울에는 지하에, 여름에는 지상에 머뭅니다. 생명체의 삶이 슬프고 애틋한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그 자체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무기물 그리고 생명의 종(種)은 무한으로 이어지지만, 생명체는 사멸을 전제로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흙의 권리에 관한 두 번째 사항은 자식을 탄생시키는 여성성..

2 나의 글 2024.01.05

박설호: (2) 미국 문명 비판과 흙의 권리

(앞에서 계속됩니다.) 8. 인간중심주의는 자연에 대한 폭력을 아름답게 수식한 비인간적인 용어와 다름이 없습니다. 신화학자, 카를 케레니는 휴머니즘이 바로 18, 19세기의 유럽에서 기본적인 교육 강령으로 채택되어, 종국에는 파시즘을 잉태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부를 축적하라!Bereichert euch!”는 요구 사항은 루터와 칼뱅의 계명으로서 오로지 “부지런함, 금욕, 훈련”만을 강조하였습니다. 남성적 수직적인 요소론은 르네상스 이후에 인간을 자연의 우위에 설정하게 하였습니다. 이로써 사람들은 권력 그리고 금력의 확장을 통해서 지상의 행복이 이룩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를 고려할 때 서구인의 사고에는 언제나 부정적 의미로서의 “물신 숭배의 사고”가 잠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2 나의 글 2023.12.08

서로박: 생태주의 유토피아 (3)

1999년 마르틴 디들러 Martin d’Idler는 생태주의 유토피아의 중요한 저서를 발표하였다. 그것은 『내일 모레를 위한 새로운 길, 70년대 이후에 나타난 생태학의 제반 유토피아』라는 책이다. 디들러는 어니스트 칼렌바크의 『에코토피아』를 분석하면서 생태주의 코뮌 운동을 추적하고 있다. 생태학적 문제를 의식한다는 것은 이들러에 의하면 경제와 산업의 영속적인 성장의 이념과 결별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위기와 관련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두 가지 견해가 있다. 그 하나는 성장을 위주로 하는 시장 경제체제를 준수하는 견해로서, 생태적 문제를 무시하거나 경제 성장보다 중요하지 않은 사안으로 간주한다. 다른 하나는 현재의 체제로서는 더 이상 생태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견해이다..

26 유토피아 2019.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