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약어: PH, 희망의 원리 Das Prinzip Hoffnung
발표 연도: 1954 – 1959, (1657페이지). 영어판: The Principle of Hope 1986, 한국어판: 5권, 열린책들 2004.
의향: 블로흐의 희망 철학을 학제적으로 서술한, 세 권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저작물이다. 1941년에서 1947년 사이에 미국에서 집필되었다.
내용: 블로흐는 인간이 추구하는 갈망의 내용을 심리학, 문학, 철학, 지리학, 사회학, 예술 그리고 신학의 영역에서 광범하게 추적하고 있다. 『희망의 원리』는 대작이므로 본서의 4장에서 9장까지 별도로 세밀하게 요약했으므로, 별도의 언급을 생략하며 개별 단락만을 거론할까 한다. 제1장: (보고) 작은 낮꿈들, 제2장 (기초적 논의) 선취하는 의식, 제3장: (이행) 거울에 비친 갈망의 상 (진열장, 동화, 여행, 영화, 연극의 무대), 제4장: (구성) 더 나은 세계의 개관 (치료 기술, 사회의 시스템, 기술, 건축, 지리학, 예술과 지혜에서의 전망), 제5장: (동일성) 성취된 순간을 갈구하는 상: 윤리, 음악, 죽음에 관한 그림들, 종교, 동방의 나라 자연, 최상의 재화, 블로흐는 “인간이 추구하는 무엇은 인간으로부터 도망치는 무엇이다. Quid quaerendum, quid fugiendum”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성취의 우울을 감지할 수 있다. 인간이 갈구하는 바가 실현되는 순간, 또 다른 갈망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현의 아포리아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희망이 환멸을 기약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언가를 갈구하는 태도이다. 이게 바로 습득한 희망이다. 아인슈타인은 "광기의 가장 순수한 형태는 모든 것을 옛날식으로 내버려 두면서, 무언가 변화되기를 희망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블로흐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낙관하지 않는 희망 (테리 이글턴) 내지는 절망적인 파국에 대한 인지 작업 내지는 이에 대한 극복방안이다.
기타: 낮꿈 Tagtraum, 유토피아의 기능, 자유와 질서, 추상적 유토피아, 습득한 희망 docta spes, 마르크스의 Reich der Freiheit, 실현의 아포리아, 성취의 우울
6. 약어: Natur,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Naturrecht und menschliche Würde
발표 연도: 1961, (367페이지). 영어판: Natural Law and Human Dignity, Univ. of California-Press 1987, 한국어판: 『자연법과 인간의 존엄성』, 열린책들 2011
의향: 독일의 법철학 영역은 정치적 보수주의에 근거하고 있다, 블로흐는 자연법적 평등을 강조하고, 러시아의 에브게니 파슈카니스Evgeny Pashukanis의 법철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했다.
내용: 자연법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이해되었는데, 실정법과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게 중요하다. 자유와 평등은 모든 법 규정에 명시되어 있지만, 실정법은 가진 자와 힘 있는 자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블로흐는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 흐로티위스, 베카리아 그리고 안젤름 포이어바흐의 자연법을 논하고, 계몽주의 시대의 자연법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늘날까지 법철학자들은 인민의 권리보다는 국가의 권리를 우선시하였는데, 이러한 특징은 인권 말살로 이어졌다. 블로흐는 시민 사회의 법철학이 권위주의 국가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천명한다. 그런데 국가보다 더 우위에 두어야 하는 것은 블로흐에 의하면 개개인의 인권이다.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법의 눈은 지배 계급의 얼굴에 박혀 있다.” 중요한 것은 공권력과 같은 “행동 규범norma agendi”이 아니라, 촛불 집회와 같은 “행동 능력facultas agendi”라는 것이다. 이로써 블로흐는 지금까지 시민 사회의 법철학적 기준을 파기하고, (파슈카니스가 시도한 바 있는) 평등한 사회주의 사회에서의 바람직한 법적 기준을 정착시키려고 한다.
기타: 행동 규범 norma agendi, 행동 능력 facultas agendi
7. 약어: MA, 물질 이론의 문제점, 그 역사와 실체 Das Materialismusproblem – Seine Geschichte und Substanz
발표 연도: Suhrkamp 1972 (553페이지)
의향: 라이프치히 대학 철학 강의에서 필요한 물질 이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방대한 연구서다.
내용: 본서는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제3장과 제4장은 서양 철학의 역사에서 물질이 어떻게 이해되었는가를 개관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첨부된 「아비켄나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 좌파」와 함께 압권이다. 제1장: 혼란 속으로의 외침, 제2장: 흐르는 무엇과 정지된 무엇의 부호, 제3장: 「소재와 관련된 개별적 그리고 일반적 이론」, 제4장: 「물질에 관한 이론, 최종성과 개방성」 블로흐는 제3장과 제4장에서 고대, 중세 그리고 르네상스에 이르는 철학자들 그리고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칸트, 셸링, 헤겔, 후설, 에두아르트 폰 하르트만, 그리고 마르크스 등의 물질 이론을 세밀하게 해명하고 있다. 제4장: 자연의 상 속에 도사린 차가운 전류 그리고 뜨거운 전류에 관하여. 이 장에서 블로흐는 현대 물리학에서 거론하는 물질 이해 그리고 엥겔스의 『자연의 변증법』을 심도 넘치게 분석하고 있다. 제5장: 존재와 의식 사이의 관련성. 이 장은 물질 내용 속에 명징한 형체로 드러나는 “새로운 무엇Novum”을 논리학의 차원에서 구명하고 있다. 그것은 “물질 속의 논리적 특성을 가리키는데, 이는 운동뿐 아니라,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엔텔레케이아에 해당한다.
기타:
8. 약어: SO, 주체와 객체. 헤겔에 대한 주해. Subjekt – Objekt –Erläuterungen zu Hegel
발행 연도: 1949. (525페이지)
의향: 주체와 객체는 블로흐가 약 50년 이상 공들여 헤겔을 연구한 저서이다. 1949년 라이프치히 대학교 철학 교수로 부임한 다음에 『희망의 원리』와 함께 간행되었다.
내용: 방대한 헤겔 연구서는 도합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입구」는 헤겔 철학의 출발점, 언어, 핵심적 사고 등을 미리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장, 「철학」은 헤겔의 저서에 관한 심도 넘치는 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중요하게 고찰해야 하는 장은 「7. 정신 현상학」 그리고 「17. 철학사 그리고 헤겔 시스템의 요약」이다. 제 7장에서 정신은 14개의 단계를 뛰어넘고, 주체와 객체의 합일을 이룬다. 헤겔에 의하면 인간은 소외를 극복하고, 완전한 객체로 세계의 주인이 되며, 자연은 더 이상 대상으로서의 세계가 아니라, 주체로서의 고향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한다. 세 번째 장 「지양」은 헤겔 사상의 영향 그리고 헤겔에 대한 블로흐의 입장을 담은 논문 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가운데 압권에 해당하는 것은 「23. 헤겔과 재기억; 재기억의 궤도에 반하여 Hegel und die Anamnesis; contra Bann der Anamnesis」 라는 단락이다. 플라톤은 이데아의 진리란 한상 과거에 존재하며, 인간은 그것을 재기억하면 족하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과거 지향성은 헤겔에게서도 반복되고 있다. 볍증법은 반역을 꾀하지만, 종국에는 시작의 지점으로 회귀한다. 최상의 존재는 “최초에 자리하던 무엇 Ge-Wesenheit”으로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헤겔의 관점은 “정반합”이라는 과정을 거치지만, 그 방향에 있어서 원(圓)을 그라다가, 시작의 지점으로 환원한다.
기타: 자연의 인간화, 인간의 자연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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