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시

박설호의 시, '뵈르트 호수'

필자 (匹子) 2024. 8. 12. 10:07

뵈르트 호수 *

박설호

 

사람들에게 잘 속는

그미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 돌보다

오늘도 참새에게

빵 조각 던진다

아니 시간에 맞춰

그들 키우며

한 놈 한 년마다

이름 붙이고

그들과 대화한다

 

너무 흔하므로

새장에 갇히지 않고

자유의 의미를 잊어버린

참다운 새들이라며

너울가지 없이

젖몸살 난 그미

일상의 새장을 떠나

하늘과 호수 뒤집어

말똥말똥 바라본다

아기의 눈으로

 

 

* 뵈르트 호수: 바이에른 주의 남쪽에 있는 작은 호수이다. 휴양지로 각광을 받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