뵈르트 호수 *
박설호
사람들에게 잘 속는
그미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 돌보다
오늘도 참새에게
빵 조각 던진다
아니 시간에 맞춰
그들 키우며
한 놈 한 년마다
이름 붙이고
그들과 대화한다
너무 흔하므로
새장에 갇히지 않고
자유의 의미를 잊어버린
참다운 새들이라며
너울가지 없이
젖몸살 난 그미
일상의 새장을 떠나
하늘과 호수 뒤집어
말똥말똥 바라본다
아기의 눈으로
* 뵈르트 호수: 바이에른 주의 남쪽에 있는 작은 호수이다. 휴양지로 각광을 받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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