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의 글

서로박: (1) 중국은 지나(支那)버렸다.

필자 (匹子) 2024. 3. 13. 10:09

 

떳떳한 패배와 포기가 승리일 수 있다.” (마리 폰 에브너-에셴바흐)

 

1. 위대한 양심은 오로지 자기반성이라는 자양으로 성장하는 법이다. 인간이든 국가든 간에 치열한 자기 성찰이 없으면, 아집과 오만으로 말라비틀어져 결국에는 고사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고인 물은 썩고, 마른 물은 사막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인간이나 국가는 한 번 정도는 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죄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이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일은 참으로 아름다우며, 위대한 용기가 아닐까요? 그러나 중국은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성(自省)을 게을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기대는 중국 국가의 엘리트들이 아니라, 오히려 인민들로 향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의 네티즌들은 익명의 저항으로 마치 닭장 속의 세균처럼 차제에는 서서히 정치적으로 곪아있는 죽의 장막을 변화시키겠지요. (에번 오스노스: 야망의 시대, 고기탁 역, 열린책들 2015, 292쪽 이하.)

 

2. 프랑스의 위대함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풍요롭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위대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계기는 알제리 등의 식민지에서 저지른 프랑스의 죄악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사죄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지식인들의 양심적인 발언이 한몫을 담당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인과 한국 정부는 일본 위안부 사건과 관련하여 목청 높여 일본을 탄핵하기 전에, 일차적으로 베트남에서 저지른 한인들의 잘못을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에 한국 군인들 역시 다른 외국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양민 학살에 가담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평상시에는 농부로 일했지만, 비상시에는 인민 해방 전사로 모습을 드러내었기 때문입니다.

 

3. 중국 정책의 오류, 혹은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와 합금될 수 없다.: 중국의 국가 중심의 권위주의가 하나의 문제로 부각된 것은 아무래도 1989년 텐안면 사태일 것입니다. 어쩌면 텐안면 사태는 필연적인 귀결로 나타난 갈등입니다. 당시 중국 당국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을 무력으로 진압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낳았습니다. 사망자의 수는 수백 명 그리고 1,000명에 이르렀습니다. 이에 대한 후유증은 오늘 이 순간에도 중국 인민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가 중심적 권위주의가 강화된 것은 덩샤오핑의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기존 사회주의 토대에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작위적으로 대입한다는 것 자체가 한마디로 잡탕의 정책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자본주의는 그 속성상 개인의 자유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시민의 자유 방임을 전제로 하는 체제입니다. 그렇기에 기존 사회주의 제도와 11로 결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거나, 엄청난 난제를 불러일으킵니다. 인권탄압 내지는 독재의 국가 체제가 바로 합금의 결과였던 것입니다.

 

4. 필연적 귀결로 드러난 중국 당국의 인권탄압: 중국의 시장경제의 사회주의 국가 체제는 서구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와는 출발부터가 달랐습니다.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추구하는 유럽 국가들은 시장경제라는 토대에서 사회주의가 지닌 사회 보장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사회보장은 자본주의에 대한 하나의 마이신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모든 개개인은 사회로부터 보장받고, 노동조합 운동은 합법적으로 영위됩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시장경제의 틀을 오로지 사회주의라는 전체적 틀에 가두어 이러한 프레임 속에서만 작동하게 하였습니다. 자고로 경제를 국가 중심의 사회주의 계획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중국 지도부는 필요악으로 무언가를 용인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강력한 권위주의의 중앙집권 체제였습니다. 이 와중에서 노동조합은커녕 개인의 자유가 철저하게 억압당하게 되었습니다. 강력한 국가의 이권은 개개인의 자유를 철저하게 탄압했던 것입니다.

 

5.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위험 요소, 원자로: 텐안면 사태로 인해 등샤오핑은 권좌에서 물러났으나, 시진핑은 등샤오핑의 정책을 파기하지 않고 그대로 계승하였습니다. 10년 전부터 전개된 중국의 외교 정책은 위험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시진핑의 중국은 멈추지 않고 시속 300킬로로 달리는 기차를 방불케 합니다. 필자는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의 정책도 엄청난 문제지만, 중국에 설치된 원자로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이 끼칩니다. 후쿠시마 사태가 발생했을 때, 한반도가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지구의 자전으로 서풍이 불어서, 바람이 동쪽인 태평양으로 향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한반도가 그야말로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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