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여 안녕 4
박설호
- 로마의 아우렐리우스는 보헤미아 지방의 마르코를 점령하려 했을 때, 사자를 이용하였다. 힘이 센 마르코 사람들은 평생 한 번도 기이한 맹수를 본 적이 없었다. 그들 나라는 혼신으로 “로마 산 털 복숭이”들과 피 흘리며 싸우다 몰락하였다. -
천하무적 역도산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니
칼을 들고 덤비는
골목 불량배에게 넓은
배 내밀면서 그는 “어디
마음대로 찔러라.”하고
일갈하였어 칼침에
그가 목숨 잃었다면
그건 오산이야 부상 후
그는 치료받을 수 없었어
단단한 근육 사이로
주사 바늘 꽂히지 않아
쇠 독 번지고 말았지 *
“한 나라에 무기가
많이 비축되면
그럴수록 안전하다.”고
믿는 너희 도시인들이여
“충청도 어느 마을에
제주도 모슬포에
핵무기 설치되면
그럴수록 든든하다.”고
믿는 너희 시골사람들이여
일손 멈춘 채
단 오 분이라도
역도산을 생각하라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
* 위대한 프로레슬러, 역도산 (김신락, 1924 - 1963)의 사망 원인은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실린 곳: 박설호 시집 "반도여 안녕 유로파", 울력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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