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독일시

슈테판 게오르게의 시, "유혹"

필자 (匹子) 2022. 2. 13. 10:59

슈테판 게오르게 (1868 - 1933)는 언어의 탁월한 구사력 그리고 독창적일 정도의 외국어 능력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기에 족한 시인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보냈다. 1868년 라인 강 근처의 뷔데스하임에서 포도밭 소유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882년에서 1888년 사이에 다름슈타트의 김나지움에 다니다. 이미 학생 시절에 문명 (文名)을 떨쳤으며, 독학으로 이탈리아어와 노르웨이어를 배우다. 여행을 좋아하여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다가, 프랑스에서 말라르메 등의 상징주의 시인을 만나기도 하다. 1998년에서 1991년 사이에 베를린에서 문학과 예술사를 공부하였으며, 이 무렵 그는 『찬가』 (1890),『순례 여행』(1891)이라는 두 개의 시집을 간행한 바 있다. 특히 말년에는 “게오르게 서클”을 결성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유혹

슈테판 게오르게

 

나와 함께 떠나자, 사랑하는 아이야

먼 소식 전해주는 숲 속으로 향해

너의 입 속에서만 울려 퍼질 내 노래

그것만을 만남의 기념으로 받아들여라.

 

향기로 칭칭 휘감은 뱃머리의

부드러운 푸름 속에서 우리는 목욕해

두 육체는 찬란한 빛을 띠겠지

이슬보다도 더 명료하게 비치며.

 

은빛 섬세한 실은 공기 속에서

우리를 은폐하도록 잣게 되겠지.

잔디 위에서 아마포는 창백해지지

눈 그리고 별빛처럼 부드럽게.

 

호숫가를 둘러싼 나무 아래에서

하나 된 우리는 즐겁게 둥실거려.

나직이 노래 부르며. 꽃 뿌리고.

하얀 카네이션 하얀 클로버를.

 

Entführung von Stefan George: Zieh mit mir geliebtes kind/ In die wälder ferner kunde/ Und behalt als angebind/ Nur mein lied in deinem munde. // Baden wir im sanften blau/ Der mit duft umhüllten gränzen:/ Werden unsre Leiber glänzen/ Klarer scheinen als der tau. // In der Luft sich silbern fein/ Fäden uns zu schleiern spinnen./ Auf dem rasen bleichen linnen/ Zart wie schnee und sternenschein. // Unter bäumen um den see/ Schweben wir vereint uns freuend./ Sachte singend. blumen streuend./ Weisse nelken weissen klee.

 

(질문)

1. 제 1행은 “나와 함께 도망쳐서 아내가 되어 달라.”는 요구와 어떻게 다른가요?

2. “유혹”의 대가로서 시인은 임에게 무엇을 전하려 합니까?

3. “은빛 섬세한 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칭합니까?

4. 이 시에서 묘사되는 사랑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제목과 관련해서 말해 보세요.

 

(해설)

냉혈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뜨거운 피는 언제나 사랑을 요구합니다. 특히 남자들은 이를 감당해내지 못합니다. 제 1행, “나와 함께 떠나자 사랑하는 아이야”는 남자가 사랑하는 임에게 던지는 애걸일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나와 함께 도망쳐서, 내 아내가 되어 달라”고 호소했는가요?

 

그러나 인용 시의 내용은 예비 신랑들의 그러한 호소와는 다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유혹을 통한 하루 밤의 정사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인리히 하이네 (H. Heine, 1797 - 1856)는 사랑하는 임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시를 썼습니다. “나의 심장은 낯선 곳에 멀리 있네/ 너의 조국 그리고 너의 부모님의 집이.” 하인리히 하이네 (H. Heine, 1797 - 1856)는 이 시를 통하여 임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가했습니다. 즉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거나, 낯선 곳에 고립되어 의미 없이 살리라고 말입니다.

 

제 1연은 그 자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시인은 어느 아름다운 여자에게 완전히 넋 나가버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미를 신혼의 달콤한 방으로 데리고 가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가 데리고 가려는 곳은 “먼 소식 전해주는 숲 속”입니다.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우리는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고로 사랑에 대한 대가는 어디서나 필수적입니다. 사랑을 원하는 남자는 언제나 재화 내지 귀중품을 필요로 합니다. 화대, 혹은 결혼 자금을 생각해보세요. 시인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숲 속의 사랑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제시하고 있는가요? 그것은 “만남의 기념”이 될 시구, 바로 그것입니다.

 

제 1연을 완전히 이해하는 자에게 제 2, 3, 4연은 그야말로 사족에 불과할 것입니다. 함께 만나서 호숫가에서 함께 목욕하고, 주위는 “은빛 섬세한 실”, 다시 말해서 안개 자욱할 테니, 창백한 “아마포” 위에서 사랑을 나누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 된 우리는” 몸이 마치 하늘을 나는 듯 기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사랑의 결합 이후에 축복의 꽃잎을 뿌리리라고 합니다.

 

상기한 시는 시 형식 그리고 표현에 있어서도 과히 모범적인 작품입니다. 만약 독일어 원문을 세밀하게 읽어 내려가면, 우리는 너무나 정교한 단어 선택 그리고 탁월한 각운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