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사 파일 Odessa File』은 영국 작가 프레데릭 포르시트가 1972년에 간행한 정치 스릴러 소설이다. 작가 포르시트는 1968년부터 구동독과 나이제리아에서 영국 비밀 요원으로 근무한 바 있는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편의 소설을 집필하여 많은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던 것이다. 그의 또다른 소설로서 우리는 『재칼』을 들 수 있는데, 포르시트는 두 편의 소설만으로 많은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사실 대부분의 시인이 평생 5편의 명작을 남기면 대단한 업적이라고 하는데, 소설가는 두 편의 명작을 남기면 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은 1963년에서 1964년 사이에 주로 분단국가 서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언젠가 살로몬 타우버는 히틀러의 핍박을 받고 자살한 바 있는데, 함부르크의 저널리스트 피터 밀러는 그가 어떻게 나이 많은 유대인 노인이 자살했는지를 추적해나간다. 살로몬 타우버는 우연한 기회에 나치 시대의 강제 수용소에서 자신을 괴롭히던 수용소장을 길가에서 만나게 된 것이었다. 과거의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한 살로몬 타우버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수용소장은 리가 지역에서 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하게 했던 에두아르트 로쉬만이었다. 에두아르트 로쉬만은 전쟁 범죄자이지만, 용케도 서독에서 숨어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피터는 서류를 뒤지려고 하지만, 국내 관청에서 수많은 어려움에 봉착한다. 관청은 피터의 일이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는 것을 감지한다. 그래서 공무원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때로는 행여나 자신이 피해 당할까봐 전전긍긍하며, 관료주의적으로 느긋하게 일을 처리하곤 했던 것이다. 어느 국선 변호사가 베를린의 문서 보관센터를 알려준다. 피터는 그곳에서 로쉬만에 관한 방대한 서류를 접하게 된다. 로쉬만은 아니나 다를까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나치 장교였던 것이었다.
오스트리아는 나치 전범들이 해외로 잠입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었다. 주인공이 오스트리아의 빈에 있는 시몬 비젠탈을 방문했을 때 그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수많은 나치 전범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통해서 연락하고 지낸다는 사실이었다. 이들은 전후 독일에서, 남아메리카 혹은 이집트에서 살아가면서, 배후에서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집트를 은밀히 물질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오데사”라는 이름은 소련 지역이 아니라, 나치 비밀경찰 조직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주인공 밀러의 소식을 접한 비밀 조직은 밀러를 암살하기 위해서 자객을 보내기로 한다. 아무 것도 모르는 밀러는 대학살의 생존자들을 탐방하면서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밀러는 오데사의 비밀 본부에 잠입하기 위해서 어떤 이미 사망한 나치 군인으로 변장하기로 한다. 그런데 밀러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어린 아이였기 때문에 얼굴을 가급적이면 늙게 보일 필요성이 있었다. 과거 SS 대원이었던 친구를 통해서 나치 대원들의 행동 양상 내지 제식 등을 배워야 했다. 그렇게 해야 의심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텔아비브 외무부 역시 비밀리에 에두아르트 로쉬만의 배후를 조사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 이스라엘 당국은 젊은 독일인을 고용한다.
밀러는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서에서 나치의 끄나풀들과 조우하게 된다. 과거의 강제수용소장 그리고 오데사 본부는 이집트에 있는 로켓 개발에 경제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말하자면 이스라엘을 파괴시키기 위해서 그밖의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화학 생물학 무기 생산을 돕고 있었다. 피터 밀러로서는 직업상의 이유 외에도 자신의 일에 대한 개인적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세계대전의 끝나기 전에 장교로 참전하여 전사했다. 살로몬 타우버의 일기장에서 그는 어느 장교의 죽음을 접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아버지로 밝혀진다. 말하자면 에두아르트 로쉬만은 밀러의 아버지를 처형시킨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밀러는 처음에 실수로 인하여 자신을 노출시켜 위험에 처한다. 그래서 오데사의 자객은 그를 죽이려고 했는데, 용케도 살인 현장을 미리 빠져나온다. 이러한 위험 속에서 그는 끝내 로쉬만의 흔적을 찾아내게 된다. 로쉬만은 라디오 제작을 위한 공장을 운영하면서 몰래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무기 개발 사업에 오래 전부터 뒷돈을 대고 있었던 것이다.
밀러는 아무런 철저한 준비 없이 그것도 혼자서 로쉬만을 강압적으로 체포하려고 한다. 이러한 시도는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왜냐하면 로쉬만에게는 보디가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주인공이 로쉬만의 보디가드와 무력으로 대적하는 동안에, 로쉬만은 교묘하게 도주할 수 있었다. 오데사의 자객이 아무런 영문을 모르는 밀러를 살해하려고 했을 때, 주인공은 다행히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된다. 주인공을 구출해주는 자는 다름 아니라 텔아비브의 외무부에서 보낸 비밀 요원이었다. 비밀 요원은 밀러의 여자 친구 지기를 통해서 밀러가 어떠한 위험에 처해 있는지 미리 간파했던 것이다.
이집트에 있는 로켓 연구소 분과 위원회는 해체된다. 이로써 이스라엘을 폭파시키려는 공격의 프로젝트는 와해되고 만다. 오데사에 가담했던 수많은 나치들은 독일 땅을 떠나 남미, 남아프리카 등으로 잠입을 시도했던 것이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비밀 요원 우리 벤 사울은 유대인 기념관인 야드 바셈에서 묵념을 올리면서, 살로몬 타우버를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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