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유럽 정치

빛이 바래가는 유럽 - 2019년 유럽 의회 선거 유감

필자 (匹子) 2019. 6. 12. 11:00

1.  2019년 5월 26일 유럽 의회 선거가 개최되었습니다. 28개국으로 구성된 유럽 연합의 회원국은 직접 선거에 의해 751명의 유럽 의회 의원을 선출합니다. 이 선거는 5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데, 이번 선거의 이슈는 기후 정책과 난민 문제였습니다. 선거에 참여한 사람은 약 50%를 상회할 정도입니다. 유럽에서는 주로 일요일에 선거가 치러집니다. 그 이유는 평일에 사람들은 생업에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핑계인지 모르지만) 일요일에 선거를 치르면, 유권자들이 어디론가 놀러간다고 항변하곤 합니다.

 

Europawahl in Deutschland 2019

Vorläufiges Ergebnis des Bundeswahlleiters

 %
30
20
10
0
 
 
28,9
 
 
20,5
 
 
15,8
 
 
11,0
 
 
5,5
 
 
5,4
 
 
2,4
 
 
2,2
 
 
1,4
 
 
6,9
 
Gewinne und Verluste
im Vergleich zu 2014
 %p
 10
   8
   6
   4
   2
   0
  -2
  -4
  -6
  -8
-10
-12
 
 
-6,4
 
 
+9,8
 
 
-11,5
 
 
+3,9
 
 
-1,9
 
 
+2,0
 
 
+1,8
 
 
+0,7
 
 
+0,2
 
 
+1,4
 

 

 

2. 도표를 보면, 우리는 놀라운 변화를 감지하게 됩니다. 윗부분은 지지율을 가리키고, 아랫부분은 2014년과의 비교한 성장 감소의 폭을 가리킵니다.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대중 정당을 이끌어왔던 두 정당인 기민당 그리고 사민당이 참패를 겪었던 것입니다. 특히 사민당은 거의 존립 위기의 상태를 맞이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약 11.6%의 지지율이 반감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거대 연립정당 Groko" (기민당, 기사당 + 사민당의 연립 정권)가 붕괴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가장 많이 표를 얻은 정당은 녹색당이고, 그 뒤를 AfD (독일 대안당)이 뒤를 쫓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거의 이슈는 기후 변화를 해결하는 문제 그리고 난민의 문제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녹색당과 독일 대안당이 높은 지지를 얻어내었습니다.

 

3. 문제는 극우 정당의 약진입니다. 극우 정당인 독일 대안당AfD은 투표 참여자 가운데 무려 11%의 지지율을 얻어내었습니다. 독일 내부에 외국인, 특히 난민의 유입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유럽 공동체 내에서 극우 정당이 득세한 데 대해 김각히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극우 정당이 득세하면 모든 국경은 차단되고, 난민은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4. 커다란 위기는 무엇보다도 사민당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민당은 지금까지 노동 문제 그리고 사회복지에 관한 문제에 몰두하다가, 그 외의 다른 문제를 소홀히 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유럽 의회 선거는 유럽의 미래를 논하는 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사민당은 인적 쇄신 뿐 아니라, 정책 쇄신이 필요하다고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오랫동안 독일의 정치를 장악했던 전통적 정당, 이를테면 CDU, SPD, F.D.P.는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입니다.

 

 

 

5. 독일 선거 법규정에 의하면 원래 특정한 정당이 5% 이하의 지지를 받을 때,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는 군소 정당의 난립을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그러나 수가 적다고 해서 유권자의 뜻이 무조건 무시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사람들은 이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여, 수정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였습니다.

 

6. 독일 외의 다른 나라의 선거 결과를 바라보면, 놀라운 결과를 알려줍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약진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은 23.5%, 영국의 극우 정당 브렉시트 당은 31,5 %, 이탈리아의 극우 정당 동맹당은 무려 34%, 헝가리의 극우 정당 데스 당은 무려 52%의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7. 경제 상태가 나쁘면, 인종주의자들이 들끓게 마련입니다. 사실 유럽 경제의 성장율은 2% 정도 됩니다. 이는 한국의 경제 성장율과 비슷합니다. 분리 독립의 경향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국가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잘 사는 사람들은 독자적으로 다른 국가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타이완의 고립주의와 비교된다고 할까요?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가, 에스파냐에서는 카탈루냐가, 이탈리아에서는 북부 이탈리아가, 네덜란드에서는 프랑드르가 독자적으로 분리하여 하나의 독립 국가를 원하고 있습니다. 결기 침체는 인종주의를 낳고, 인종주의는 분리 독일을 낳으며, 분리 독립은 결국 유럽 연합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서서히 붕괴할지도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