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서로박: 테렌티우스의 안드로스의 처녀 (2)

필자 (匹子) 2022. 10. 25. 21:04

6. 마지막 해피엔딩: 극의 진행과정은 결혼의 파탄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스 출신의 한 사내가 등장함으로써 은폐된 사실을 백일하에 공표합니다. 이로써 모든 오해와 비밀이 풀리게 됩니다. 안드로스 출신의 크리토는 사람들에게 모든 진상을 밝힙니다. 글리세리움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미가 어떻게 낯선 지역인 안드로스로 향했는지 하는 물음이 그것들이었습니다.

 

글리세리움은 크레메스의 딸, 파시불라인데, 몇 달 전에 팜필루스와 사랑하다가, 실수로 임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미는 안드로스에 칩거하면서 산파, 레스비아의 도움으로 아기를 출산하였고, 주위 사람들의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일부러 기생, 글리세리움이라고 사람들에게 소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리세리움을 도와준 사람은 기생, 크리시스로 밝혀집니다. 크레메스는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 모릅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팜필루스와 파시볼라 사이의 결혼식이 거행됩니다. 마지막에 이르러 팜필루스의 친구인 카리누스는 크레메스의 또 다른 딸, 파시볼라의 여동생에게 사랑을 약속하면서, 조만간 약혼하자고 속삭입니다.

 

7. 계략과 술수의 감추기: 작품의 줄거리는 두 개의 술수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이는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특성이었지만, 로마 시대에는 거의 출현하지 않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로마인들은 단순할 정도로 우직한 성격을 선호했기 때문에 이러한 계략과 술수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첫째로 시모와 다부스는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킵니다. 1막에서 시모는 크레메스의 딸과의 결혼식 준비를 거행한다고 다부스를 속입니다. 다부스 역시 제 2막에서 팜필루스가 부친의 뜻을 따라 크레메스의 딸과 혼인하겠다는 거짓말을 시모에게 전합니다. 시모는 팜필루스와 글리세리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습니다. 다부스는 제 3장에서 이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4막에서 다부스는 아기를 안고 무대에 등장하면서, 시모를 속이는 게 아니라, 크레메스를 속입니다.

 

8. 계략과 술수의 드러내기: 모든 비밀은 두 사람의 의도적인 개입과는 무관하게 마지막 제 5막에서 백일하에 밝혀지게 됩니다. 안드로스 출신의 사내, 크리토는 제 5막에 등장하여 극적 해결사Deus ex machina의 기능을 수행합니다. 모든 것은 등장인물들의 앎 그리고 무지에 의해서 수행되는 유희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대화와 독백으로 이루어진 말들은 극작품 내에서 술수와 현혹을 서로 교묘하게 감추기 위해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령 다부스와 글리세리움의 노예 사이의 대화는 관객의 우스움을 자아내기에 충분 합니다.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다부스는 감추기 위해서 말을 꺼내하고, 아무 것도 모르는 글레세리움의 노예는 곧이곧대로 진실을 말하는데, 이는 놀랍게도 사건의 내막을 더욱 헝클리도록 작용합니다. 이로써 관객은 등장인물의 아이러니와 언어상의 위트를 감지하면서 여러 번에 걸쳐 웃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9. 작품 속에 반영된 스키피오 서클 그리고 그들의 스토아 사상: 작품은 공연 즉시 대단한 환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예리한 관객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감흥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사실 테렌티우스는 아프리카 출신의 노예였지만, 귀족 테렌티우스 루카노스의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결국 놀라운 극작품을 창조하게 되었습니다. 테렌티우스는 자신의 노예의 범상함을 인지하고, 그에게 자유인의 신분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스키피오 서클에 드나들면서 깊은 교양을 쌓게 조처했습니다. 테렌티우스는 자신을 귀족 테렌티우스로 명명하게 하였고, 놀라운 극작품의 집필로써 주인에 대한 감사를 표했던 것입니다.

 

사실 스키피오 서클에서 테렌티우스는 깊이 있는 문화적 자양을 얻게 됩니다. 스키피오 서클의 사람들은 그리스의 문화와 로마 문화를 용해시킨 스토아 사상을 통해서 놀라운 자유로운 정신을 찾아내려고 했는데, 테렌티우스가 이를 문학의 작업을 통해서 구현시키려고 하였습니다. 작품 속에서 테렌티우스는 기생, 크리시스를 보편적인 선을 추구하는 인물로 다루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크리시스는 임신한 처녀를 돌보아주고, 출산을 도우는 등 주위의 불행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후마니타스를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