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철학 이론

피코 델라 미란돌라: 인간의 품위에 관한 연설

필자 (匹子) 2023. 6. 11. 09:24

피코 델라 미란돌라: 인간의 품위에 관한 연설

Giovanni Pico della Mirandola: Oratio de homini dignitate

 

피코 텔라 미란돌라는 신의 혀를 빌려서 아담에게 놀라운 말을 전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미래에 행할 수 있는 놀라운 개방성과 가능성에 관한 발언이다.

 

"우리는 그대에게 확고한 거주지도, 고유한 얼굴도 그리고 특별한 재능도 부여하지 않았노라. 아담이여,그대 스스로 갈망하고 결정하는 대로 가옥을 짓고, 그대의 면모를 가꾸며, 스스로의 재능을 자발적으로 개발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 밖의 피조물의 경우 우리는 자연을 분명히 규정하였고, 우리가 정한 법칙 내에서 그것을 제한하였노라. 그대는 어떠한 제한이나 편견 없이 우리가 그대에게 부여한 측정의 능력을 발휘하여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야 하리라.

Neccertam sedem, nec propriam faciem, nec munus ullum pecu-liare tibi dedimus, o Adam, ut quam sedem, quam faciem,quae munera tute optaveris, ea, pro voto protua sententia, habeas et possideas. Definita ceteris natura intra praescrip-tas a nobis leges coercetur.

 

아담이여, 나는 그대를 세계 한 가운데 우뚝 서게 하였노라. 이는 그대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편안하게 관망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우리는 그대를 천국이나 지옥에서 창조하지 않았노라. 또한 그대를 사멸의 존재로서도 불멸의 존재로서도 만들지 않았노라. 이는 오로지 그대가 스스로 창조적 조각가라는 사명을 명예롭게 선택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그대가 스스로 갈망하는 형상을 자발적으로 창조해내게 하기 위함이었다.

Tu, nullis angustiis coercitus, protuo arbitrio, in cuius manu te posui, tibi illam praefinies. Medium te mundi posui, ut circumspiceres inde commodiusquicquid est in mundo. Nec te caelestem neque terrenum,neque mortalem neque immortalem fecimus, ut tui ipsiusquasi arbitrarius honorariusque plastes et fictor, in quammalueris tute formam effingas.

 

아담이여, 그대는 저열한 존재, 동물적 존재로 나락할 수 있겠지만, 그대의 영혼이 원할 경우, 보다 고결한 존재, 신적인 존재로 재탄생할 수 있으리라.

Poteris in inferiora quae suntbruta degenerare; poteris in superiora quae sunt divina extui animi sententia regenerari.

 

 

위의 그림은 빈센트 반 고흐의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마리아인"이다. 루카의 복음서 10장 25 - 37장을 참고하라. 사마리아인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부상당한 사람을 데리고 27킬로를 걸어서 여관에 그의 몸을 의탁한 다음에, 돈을 지불한 다음에 길을 떠났다. 부상당한 사람은 강도의 습격을 받아서 정신을 잃고 있었는데, 그는 아담으로 상징화될 수 있다. 앞의 두 사람은 부상당한 사람을 외면하고 지나쳤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은 사제였다.) 만약 사마리아인이 없었더라면, 아담은 길가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래, 진정한 인간다운 인간은 남의 불행을 긍휼히 여기고, 이를 가슴아파하는 사마리아인일 것이다. 이렇듯  누군가를 돕고, 타인의 불행을 감싸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고결한 인간의 품성을 지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