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사랑에 관한 담론: "장미의 이름"은 전체적으로 고찰할 때 주제상의 하자를 지니고 있으나, 세부적 사항에서 탁월함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첫째로 장미, 즉 사랑에 관한 담론입니다. 아드손은 소설 중반부에서 어느 여자와 육체적 사랑을 나눕니다. 비록 그미는 창녀였으나, 주인공에게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을 체험하게 해 줍니다. 에코는 아드손이 체험했던 사랑의 감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참새 한 마리가 놀란 나머지 푸드득 날아갈 때, 가볍게 떨리는 나무 가지에서, 마구간에서 생기 있게 뛰어나오는 망아지의 눈빛에서 나는 그미의 모습을 보았다. 잘못 들어선 길을 바로잡아 주던 양떼의 울음소리에서 나는 그미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로써 에코는 인간의 “충동적 본성 appetitus naturalis”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