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 바벨 2

서로박: (1) 숄로호프의 "고요한 돈 강"

망중한이면 나는 으레 비에니아프스키 Wieniawski의 「스케르초 타란텔라 Scherzo Tarantella」를 듣습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연주가 가장 멋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곡을 들으면, 어째서 광대무변한 우크라이나가 생각나는 것일까요? 물론 나는 그곳으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수많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감상하곤 하였습니다. 돈 강은 우크라이나의 젖줄로서 풀과 밀이 자라는 곡창 지대 사이로 1870 킬로미터를 유유히 지나치면서, 여행객들에게 하나의 장관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돈 강은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남쪽 지역을 지나치다가 흑해로 흘러갑니다. 카자흐 인민들은 돈 강의 강물을 “조상들의 눈물”이라고 믿었습니다. 기마 민족인 그들은 오랜 세월 동안 타 민족들과 전쟁을 ..

31 동구러문헌 2023.04.30

서로박: 이삭 바벨의 부조니의 기마대

친애하는 J,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술가는 당대에 대체로 불행하게 살아갑니다. 그들이 현재에 주어진 극도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창조에 몰두하는 이유는 위대한 작품을 탄생시키려는 거대한 의지 때문입니다. 바로 이러한 의지가 미래에 그들의 명성을 드높이게 해줍니다. 언젠가 천재 독일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 (Georg Büchner, 1813 - 1837)는 1834년 3월 자신의 신부 (新婦)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가을의 시간을 상실한 생명들입니다. 그렇기에 겨울이 지나서야 비로소 씨를 여물게 할 수 있어요. (Wir sind wie die Herbstzeitlose, welche erst nach dem Winter Samen trägt.)” 뷔히너의 이 말은 역설적이..

31 동구러문헌 202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