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모 3

박설호: (5)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19. 자연 주체, 중개된 터전과 그 부호: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자연은 미래의 지평에서 최종적으로 출현하는 역사와 다름이 없다고 말입니다. 오로지 이러한 지평 위에서 미래의 기술이라는 중개 작업이 작동될 수 있습니다. 블로흐는 자연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아직도 모조리 철거하지 않은 건축의 터전으로 이해합니다. 다시 말해 아직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은, 인간의 가옥을 위한 건축 자재들이 바로 자연 주체라는 것입니다. 자연 주체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옥을 축조할 수 있는 구체적 상이며, 어떤 객관적 유토피아의 범례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가옥은 역사 속에 마련될 뿐아니라, 인간 행위의 토대 위에서 건설되는 것은 ..

27 Bloch 저술 2024.11.10

박설호: (4)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15. 헤겔이 파악한 자연과 변증법 이론: 헤겔 역시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적대적 태도는 자연법칙에 대한 지배를 낳게 하는데, 여기에는 구체적으로 자연의 “소재Stoff” 속으로 파고드는 일보다는, 오히려 “지략List”을 통한 이용 가치의 의미가 강하게 내재해 있다는 것입니다. 블로흐는 자연에 대한 자본주의자들의 일방적 시각이 자연을 무조건 정복하려는 의향을 증폭시킨다고 비판합니다. 이때 제기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고입니다. 어쩌면 자연 속에 이미 무언가 생산 해내는 경향적 잠재성이 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엥겔스가 지적한 자연의 변증법적 결과로서 자연 주체의 가능성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물질은 시간 개념 ..

27 Bloch 저술 2024.11.08

블로흐: 셸링과 물질 (5)

1797년에 발표된 이전의 논저 『자연 철학에 관한 이념들』에서 셸링은 밀침과 당김에 관해서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밀침의 에너지는 물질의 가장자리에 서성거리는 현실적이고 객관에 합당한 힘이라면 당김의 에너지는 셸링에 의하면 어떤 효과로서 확정되는 형태라는 것입니다. 셸링은 물질을 논하면서 천국으로부터의 추방이라는 단순한 비유를 무작정 연역적으로 끌어오지는 않습니다. 대신에 밀침과 당김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밀침의 에너지는 나락이라는 카테고리로서의 원심력의 모티프와 관련되며, 당김의 에너지는 뒤엉킴이라는 카테고리로서의 구심력의 모티프와 관련된다고 합니다. 셸링은 특히 후자의 에너지를 추락의 존재 속에 보존되어 있는 이념과 뒤섞여 있는 무엇으로 설명합니다. “역사는 신의 정신 속에서 시적으..

23 철학 이론 2022.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