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구 2

박설호: (5)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19. 자연 주체, 중개된 터전과 그 부호: 블로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궁극적으로 출현하는 자연은 미래의 지평에서 최종적으로 출현하는 역사와 다름이 없다고 말입니다. 오로지 이러한 지평 위에서 미래의 기술이라는 중개 작업이 작동될 수 있습니다. 블로흐는 자연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아직도 모조리 철거하지 않은 건축의 터전으로 이해합니다. 다시 말해 아직 적절하게 주어지지 않은, 인간의 가옥을 위한 건축 자재들이 바로 자연 주체라는 것입니다. 자연 주체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옥을 축조할 수 있는 구체적 상이며, 어떤 객관적 유토피아의 범례와 같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의 가옥은 역사 속에 마련될 뿐아니라, 인간 행위의 토대 위에서 건설되는 것은 ..

27 Bloch 저술 2024.11.10

서로박: (3) 블로흐와 자연 주체

(앞에서 계속됩니다.) 9. 조르다노 브루노가 파악한 자연과 물질: 아베로에스는 중세의 아라비아 철학자, 아부 술라이만 알-시지스타니 (Abu Sulayman al-Sijistani, 832 – 1000)에게서 적극적 특징을 지닌 물질 개념을 찾아내었습니다. 그의 『두 편의 물리학 해설 Commentarium in II librum physicorum』에서 산출하는 자연의 개념이 처음으로 명시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BWB: 379). 여기서 아베로에스는 스코투스 에리우게나Scotus Eriugena가 처음 언급한 창조적인 물질이라는 개념을 과감히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토마스 아퀴나스도 이 점에 착안하여 어떤 적극적 물질을 구명하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왜냐면 절대적 신의 존재가 그에게는 더욱..

27 Bloch 저술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