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예프 2

서로박: (2) 안드레예프의 '7인의 사형수'

(앞에서 이어집니다.) 6. 심리적 파멸을 체험하는 시가노크 그리고 바샤: 바샤는 자신이 체포되기 전의 과정을 하나씩 기억해냅니다. 그는 테러리스트 가운데에서 폭탄 투척의 임무를 자발적으로 맡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거사는 실패로 돌아가고, 냉혹하게 전개되는 사건의 메커니즘을 떠올리니,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자신의 목이 교수대의 올가미에 씌여 끊어질 것을 떠올리니, 순식간에 기절할 것 같습니다. 처형되기 직전에 바샤는 가족과 대면할 기회를 얻습니다.  이때 바샤는 어머니와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데,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손만 붙잡고 있습니다. 이들의 언어는 속내를 드러낼 수 없는 가식적인 수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혁명 투사 그리고 어머니 사이에는 차가운 거리감만이 뎅그렁 남아 있을 ..

31 동구러문헌 2024.11.18

서로박: (1) 안드레예프의 '7인의 사형수'

1. 고통은 순간적이다. 그러나 심리적 상흔은 끔찍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군 복무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하사는 나의 어설픈 태도를 질타하면서, 일갈했습니다. “이 자식, 오늘 저녁 점호 시간에 줄초상 날 줄 알아.” 일순간 어제의 끔찍한 사건이 생각났습니다. 나의 동료가 하사가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서 피 흘린 사건이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당하면 어떻게 하지? 점호를 기다리는 시간 내내 끔찍한 두려움에 어쩔 줄 몰랐습니다. 인간의 심리가 이런 식으로 두려움으로 고통당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점호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하사가 나에게 가하는 구타의 순간은 기이하게도 순간적으로 지나쳤습니다. 아 육체적 통증은 이런 식으로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구나. 폭력의 고통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

31 동구러문헌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