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도 저처럼 붉은 적이 있었지 한 사람 아득함을 끝끝내 담지 못해 뜨겁게, 발설해버린 그런 사랑 있었지 세상의 외로움이 견딜 수 없는 날에 혼자 급히 찾아와 반성하듯 서성이며 죽어도 잊을 수 없는 그 사람을 지운다 박미소 시조집: 푸른 고서를 읽다, 들꽃 세상 2020, 67쪽. 박미소 시인의 시집 "푸른 고서를 읽다"를 접했습니다. 명시들이 많이 숨어 있네요. (나중에 명시들을 차례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 가운데에서 "꽃지 노을"을 선택해 보았습니다. 언어를 아끼고 시적 정서를 압축할 수 있는 장르가 시조라는 사실을 재확인해주는 시집입니다. 누구에게나 가슴속 깊은 곳에는 도저히 떨칠 수 없는 사랑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겉으로 드러날 때 수많은 오해와 편견 그리고 겸연쩍음으로 비치는 정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