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23

서로박: 노동자의 자유시간 그리고 스포츠

1. 자유시간은 정말 자유로운 시간인가? 먹고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인간은 주체가 아니라, 한낱 객체에 불과합니다. 저녁의 자유시간은 적어도 노동자에게는 아직 자유로운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게 사적이든 아니면 오래된 관습에 의한 것이든 간에- 노동력의 재생산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친구들과 만나 환담을 나눕니다. 혹자는 저녁에 술을 마심으로써 목의 먼지를 씻어 내립니다. 혹자는 집에서 다리 뻗고 TV를 시청합니다. 그게 바로 자유시간의 일감이라고 합니다. 노동자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러 저녁에 산책 나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심신이 지쳐 있기 때문에 걷는 것조차 싫습니다. 게다가 수도권에는 산책할만한 좋은 공간도 따로 없습니다. 사람들은 평지를 녹지 공원으로 조성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아..

2 나의 글 2022.07.22

박설호: 원전 개발 정책을 중단하라 (2)

6. 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생산국은 러시아와 인접 국가이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의 핵심 원료인 우라늄의 생산국이 주로 러시아 그리고 주변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 정부가 미국과 동맹 체제를 구축하고 정치 외교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원전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입니다. 미국 에너지 정보청 (EIA)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의 원전 소유주와 운영자들은 총 4억 8900만 달러의 우라늄을 국제 시장에서 구입하였습니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 22%, 러시아 16%, 우즈베키스탄 8% 등 옛 소련국가의 비중이 46%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원전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주장 자체가 정치 외교적인 엇박자일 수 있습니다. 정부는 미래를 내다보고 ..

4 탈핵 환경 2022.07.21

박설호: 원전 개발 정책을 중단하라 (1)

1.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가 중요하다. 자고로 정치가는 미래를 내다볼 시각을 지녀야 합니다. 비가 올 때 가뭄을 대비해야 하고, 가문 날이 지속될 때 우산의 공급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정치가는 눈앞의 당면한 문제에 골몰하지 말고, 향수 10년 내지 20년을 내다보는 혜안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한반도를 생각하고 이를 고려하면서 정책을 취한 철학적 로드맵을 세워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앞을 내다보려는 의지가 거의 없습니다. 정부의 관심사는 오로지 현재 그리고 과거로 향할 뿐입니다. 그러니 비전 내지 미래 지향적 정책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하기야 현재 대통령이 지금까지 특정 인물의 뒷조사를 행한 다음에 위법 유무를 따진 다음에 감옥에 넣..

4 탈핵 환경 2022.07.21

(명시 소개) (4) 문창길 시인이 보내는 "북국독립서신"

7. 너: 그래서 남녀 모두 당하는 객체에서 행하는 주체로 변해야 한다는 말씀이로군요. 「조선처녀 옥주뎐 2」그리고「샨족 처녀 메이저의 미소 2」의 주제도 이와 관련되겠군요. 나: 네, 첫 번째 작품은 국가의 폭력과 남성적 억압에 의한 강제적 욕구를 비판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반면에, 두 번째 작품은 자연스러운 사랑의 유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시인은 여성 중심의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사랑이 만개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희적인 삶이 모계 중심의 문화 내지는 여성의 권한이 향상된 모권이 확립된 상황 속에서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너: 엥겔스는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Der Ursprung der Familie, des Privateigenthums und des Staats』 (..

19 한국 문학 2022.07.19

블로흐: 양자 이론과 원자 모델 (4)

원자의 움직임에 대해 양자 이론을 적용하게 되면, 그때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구체적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원자에 속하는 구성물들이 불연속적으로 밀치는 듯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가령 막스 플랑크는 광선 에너지가 마치 양에 따라 시간적으로 어떤 뿐만을 사출된다는 사실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고는 움직이는 행위의 원자론에 관한 단초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언제나 동일하게 드러나는 원자의 작용량인 h를 가리킵니다. 그것은 원자 모형의 모든 실험적 수정 사항이 보여준 바 있듯이 생기 없는 자연의 모든 원소의 진행 과정 속에서 함께 작동되고 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다음과 같이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즉 물질 그리고 전..

29 Bloch 번역 2022.07.19

(명시 소개) (3) 문창길 시인이 보내는 "북국독립서신"

5. 너: 잘 알겠습니다. 시인은 오래전부터 미얀마의 예술 그리고 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로써 일련의 시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다음 작품은 문창길의 명시, 「샨족 처녀 메이저의 미소 2」의 전문입니다. 그녀의 춤은 그리움에 사무친 샨의 영혼 아메의 아메적부터 온 생애를 바쳐 몸으로 몸으로 이어온 바람의 역사 메이져는 오늘도 원시의 성전에서 바람의 순교를 찬양하며 춤을 추고 있다 그녀는 무대에서 최고의 샨처녀 도모우였다 목에 두른 순결의 푸른 비단천은 사랑을 갈구하는 우소유의 눈빛을 흐리게 하였다 간절한 몸짓으로 롱지자락을 휘날리는 사내의 발동작에 자연의 친구인 홀씨들 열병에 들끓고 있다 도모우는 이내 사랑의 화신 메이져가 되었다 그녀의 짝꿍 우소유보다 더 애절한 이방인들은 벌써 고원궁궐 벌새..

19 한국 문학 2022.07.17

(명시 소개) (2) 문창길 시인이 보내는 "북국독립서신"

3. 너: 시인의 시작품들은 오로지 사실에 근거하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경험담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있습니다. 나: 바로 그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작품 「조선처녀 옥주뎐 2」에서 문옥주라는 이름을 지닌 여성은 일본에 잠시 머뭄 다음에 슬리퍼 공장에 다니다가 1940년 일본군에게 붙잡혀 강제로 기차를 타고 중국의 도안성 근처의 외딴 마을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 그 뒤로 참으로 무지렁한 순박쟁이 옥주년 일본군하고 자면 자는 것이지 무슨 운명의 장난이 크게 닥칠끼가 이해 못할 속셈으로 쪽방 하나 차지하고 몸을 풀자 하마 몇 시간도 안 되어 시커먼 일본군 큰칼 차고 들어와 바지가랭이 푸는둥 마는 둥 열여섯 꽃처녀 이파리 이파리 첫순정 무너지는데 눈앞이 캄캄하고 기가 막혀 ..

19 한국 문학 202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