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당신의 이름을 불렀는지 알아요?
김해화
고개를 들어봤더니 큰 나무 한 그루가 온통 하얀 꽃송이를 달고
젖은 눈으로 내려다봅니다.
"얼마나 내가 당신 이름을 불렀는지 알아요?"
원망이 가득한 눈빛입니다.
"이렇게 몸을 던져 불러야 대답을 하는 건가요?"
그래요, 작은 풀꽃들에 눈높이를 맞추다보면
키가 큰 나무들은 그냥 지나치고 맙니다.
내 삶도 그와 같아서
좀 높은 계층 사람들은 편치 않아 그냥 지나쳐버리고는 합니다.
............
실린 곳: 김해화의 "꽃편지, 삶이 보이는 창 2005, 160쪽.
쪽동백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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