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지학자, 철학자, 교육 이론가 루돌프 슈타이너, 그의 사상적 스펙트럼은 다양하고도 신비롭고 심원하다. 인간 지혜론, 발도르프 교육 그리고 그의 사회 삼층론을 생각해 보라. 그의 사상은 400권의 저서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역시 과거의 인물이며, 오늘날의 관점에서 그의 사상이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의 진리로 수용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배 - 그것은 인간의 완전한 행복에 대한 객관적 상징체이다. 성배는 어디에 있는가? 성배의 민족은 누구인가? 슈타이너는 유대 민족이 성배의 주인이라고 말했다. 왜냐면 유대인들은 내면의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인종 차별을 당하면서, 나라 없는 민족으로 오랫동안 방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1세기의 성배의 민족은 누구인가? 슈타이너는 죽을 때 "극동의 어느 민족이 미래 삶의 영화를 누리게 되리라." 라는 유언을 남겼다.
슈타이너의 제자인 일본 학자 다카하시 이와오는 충격을 받고, 처음에는 성배의 민족이 일본이라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일본은 핍박과 고난의 역사를 겪지 않았으며, 타 민족을 오랫동안 괴롭혀 왔다. 가장 따뜻하고 고결한 성배의 정신을 지닌 만족이 한반도의 흰옷들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한국의 토착 종교 그리고 동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민족은 3000년 이래로 이웃 나라에 도움을 주었고, 인접 지역을 침탈하거나 공격한 적이 없었다. 김지하는 다카하시 이와오를 만나 한민족이 성배의 원류임을 확신한다. 물질 문명이 패망하면, 남는 것은 바른 뜻과 선한 마음을 지닌 민족이며, 후세에 찬란한 영화를 누린다고 했다. 김지하는 이러한 고결한 정신과 마음이 무엇보다도 동학 사상과 증산교 사상에 깃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인류는 서구의 자본주의 문명으로 서서히 몰락하고 있다. 이는 나아가 기후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우리는 더 이상 돈과 재화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서로 돕고, 평화로운 자치, 자활 그리고 자생의 생활 방식을 실천하는 일이다. 한민족은 비폭력, 평화 생태 그리고 여성 운동 등을 복합적으로 그리고 각개전투의 방식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민족은 (동이족, 묘족을 포함한) 한 민족이다. 한족은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을 도우면서 공동체를 중시하는 이타주의적 생활관습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인간은 불과 5분 후에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예견하지 못한다. 가령 우리는 남사고의 격암유록 (格菴遺錄 )을 100% 신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의 삶의 조건은 분석이 가능하다. 새로운 후천 개벽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협동과 남녀 평등 그리고 평화의 공동체를 부흥하는 일이다. 이것이야 말로 수많은 선각자가 예언한 바 있는 한 민족이 21세기에는 반드시 찬란한 문화의 주인이 되기 위한 조건일 것이다. 성배는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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