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벤더스의 영화 한 편을 소개하기로 합니다. 한국어 제목 베를린 천사의 시는 참 멋지다는 느낌을 줍니다. 원래의 제목은 "베를린 상공의 하늘Der Himmel ueber Berlin"이니까요. 독일의 감독, 빔 벤더스가 1987년에 만든 흑백 영화입니다.
다음을 클릭하면 작품 내용을 그라픽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Graphic Novel 4분 6초)
https://www.youtube.com/watch?v=P77HlPr1hfg
줄거리는 별로 뚜렷한 특징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두 명의 천사 다미엘과 카실은 베를린에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현세인의 실제 삶에 관여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자신이 누군지를 밝히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두 명의 천사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삶의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을 수는 있습니다. 특히 다미엘은 인간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려고 합니다. 만약 베를린 사람들에게 어떤 놀라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자신의 불멸성마저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고대의 성채에서 그는 마침내 세상 속으로 잠입하게 됩니다. 다미엘은 어느 곡예 예술에 몰두하는 여성을 만납니다. 알고보니 그미는 자신과 같은 과거를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주제: 감독은 관객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도록 자극하고 있습니다. 1. 기실 시간을 의식하는 유일한 동물은 인간입니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신의 갈망 그리고 꿈을 실현하기는커녕, 이를 그대로 발설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개개인은 자신의 삶에서 무언가를 갈망합니다. 그러나 주어진 현실의 한계에서 좌절하고, 이를 체념합니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우리는 이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사람들은 주어진 삶의 한계 속에서 고립된 채 살다가 짧은 삶을 마감하는 것일까요? 작품은 현대인의 고립, 동경, 유한한 삶 등을 슬픈 어조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건축가 장 누블 Jean Nouvel의 건물 "천사". 영화 속에서 천사는 프라하의 높은 곳에서 스미초프 주민들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주제 2: 천사는 주어진 현실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합니다. 그는 모든 것을 통찰하지만, 실제로 살아 있는 인간들처럼 모든 감정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들에게 실질적 영향력을 끼치지도 못합니다. 천사는 현존하는 인간들로부터 차단되어 있습니다. 두 천사의 대화는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베를린 천사의 시 OST (4분 54초)
https://www.youtube.com/watch?v=rCuQvDvdxs4
베를린 천사의 시 앞부분 (1분 46초)
https://www.youtube.com/watch?v=qEtv8H4pJ5g
영화의 한 장면: 두 천사의 대화 (2분 53초)
https://www.youtube.com/watch?v=g66gXQhGMYo
작품 속에는 독일 작가 페터 한트케의 시 "유년의 노래 Das Lied von Kindsein"가 인용되고 있습니다. 한트케의 유년의 시는 나의 블로그 "22 서양시"에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ㅎㅎ
아이가 아이였을 때
모든 건 품 안에 머물렀지.
개울은 하나의 시냇물,
시냇물은 강,
물웅덩이는 바다라 여기며.
아이가 아이였을 때
스스로 아이였는지 몰랐지
모두 영혼을 지녔고
모든 영혼은 하나였지.
아이가 아이였을 때
무(無)에도 의미 있다고 믿었지,
습관을 지니지 않았고,
이따금 도사리고 앉거나,
바로 서서 달리고,
머리카락 속에 가마를 지니고
사진 찍을 때 얼굴 숨겼지.
'16 독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글루미 선데이 (1) (0) | 2019.05.09 |
---|---|
영화: 유로파, 유로파 (0) | 2019.04.29 |
(기록 영화) 나폴레옹 그리고 독일인들 (0) | 2019.03.04 |
(기록 영화) 로자 룩셈부르크 (0) | 2017.09.25 |
서로박: 영화 굿바이 레닌 (0) | 2017.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