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음이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곳 자란 곳을 찾아서 그곳에 알을 낳고 죽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죽기 전에 고향을 찾아서 그곳에서 말년을 보내려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망인지 모른다.
오디세우스는 오랜 방랑 끝에 자신의 고향 이타카를 찾아 마지막 삶을 보냈다.
매혹적인 칼립소가 그의 옷을 잡고 애원해도 그의 마음은 고향에 있는 아내와 아들로 향해 있었다.
아이네이스는 잠시 카르타고에 머물다가 디도를 만난다. 그처럼 아름다운 미녀이자 권력자인 디도의 애원을 뿌리치고 다시금 항해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자신의 아버지와 자신을 맞이할 땅, 이탈리아였던 것이다.
고향으로 갈 수 없을 때 느끼는 감정, 향수는 언제나 고통을 동반한다.
노스탤지어는 고향νόστος 으로 돌아갈 수 없는 괴로움 Ἄλγος을 뜻한다.
아, 인간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과거에 저질렀던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특히 실패로 돌아간 사랑을 다시 한 번 돌이켜서 재구성할 수 있다면,
다시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사랑이 아니라 하더라도, 고귀한 목표가 나의 실수, 아니 당신의 실수가 아니라, 세상의 실수로 인하여 달성되지 못했을 때 우리는 슴픔에 잠기게 된다.
안타까운 소명을 실현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비극적 우울감은 겪지 않은 사람이라면 느낄 수 없는 감정이리라.
이에 비하면 따뜻한 훗날의 재결합과 같은 이야기는 거의 예외적으로 다가온다.
독일의 탁월한 영화감독,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을 영화로 만들어낸 감독
폴커 슐렌도르프는 2017년에 또 하나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것은 몬타우크로의 귀환이다.
스위스의 극작가 막스 프리쉬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이다.
작품은 막스 프리쉬와 잉게보르크 바흐만 사이의 사랑을 연상시킨다.
60세의 작가 막스 초른은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소개하기 위해서 뉴욕으로 간다.
그는 17년 전에 비극으로 끝냈던 자신의 사랑을 떠올린다.
그가 만났던 사람은 레베카 엡슈타인이라는 여성이었는데, 동독 출신으로서 20년 전부터 뉴욕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 만났지만, 과거의 감정 그리고 변화된 여러 가지 정황 등으로 인하여 어색한 말을 주고 받는데...
영화감독 폴커 슐렌도르프
감독과 배우와 함께
'16 독일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를린 천사의 시 (0) | 2019.03.21 |
---|---|
(기록 영화) 나폴레옹 그리고 독일인들 (0) | 2019.03.04 |
(기록 영화) 로자 룩셈부르크 (0) | 2017.09.25 |
서로박: 영화 굿바이 레닌 (0) | 2017.08.25 |
아피츠의 늑대 속에서 헐벗은 채 (0) | 2016.05.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