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서로박: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1)

필자 (匹子) 2021. 8. 5. 09:11

호메로스 (기원전 8세기 후반부에 살았다고 알려짐)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약 700년경에 집필되었다. 서사시의 운율은 헥사 메터 (6각운), 총 12200 행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품 "일리아스" 다음으로 오래된 작품으로 서양 문학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이 작품은 총 24권으로 나누어지는데,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트로야 전쟁을 끝내고 귀향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는 약 20년 전에 다른 그리스의 여러 왕 그리고 영웅들과 함께 트로야로 진군했던 것이다. 서사시는 "일리아스"와 마찬가지로 결정적인 에피소드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호메로스는 오디세우스가 겪은 10년간의 이야기를 시간적 흐름에 따라 보고하지는 않는다. 다만 서술 기법 상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건이 서술되는가 하면, 오랜 시간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불과 40일 사이의 일로 요약되고 있다. 말하자면 앞의 서사시 "일리아스"에서 주인공은 계략을 사용하여, 트로야를 정복한 뒤에 고향으로 향해 출항한 바 있다. 주인공의 소망은 고향으로 돌아가서 사랑하는 아내,, 페넬로페를 재회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오기기아 섬 근처에서 자신의 배가 뒤집힌다. 오디세이는 몇몇 부하들과 함께 겨우 바닷가에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된다.

 

주인공은 너무나 매혹적인 요정, 칼립소에 의해서 오기기아 섬의 동굴에 갇혀 있다 풀려나, 자신의 왕권을 되찾는다. 칼립소는 세상에서 가장 늠름한 사내에게 신의 음료수, 넥타 그리고 신의 음식 암브로시아를 제공하며, 머물 것을 간청하지만, 오디세우스는 끝내 칼립소의 간청을 뿌리친다.

 

만약 그가 오기기아 섬에 머무르면서 넥타와 암브로시아를 음복했더라면, 신과 같은 불사의 존재로서 칼립소와 사랑을 나누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설령 인간으로서 사멸한다고 하디라도, 죽는 존재로서의 인간의 삶을 선택한다. 영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자신을 드러내는 일 apokalypse” 그리고 인간으로서 행해야 하는 거룩한 일이라고 굳게 믿었다. 비록 언젠가는 죽더라도 거룩한 일을 수행하는 게 인간의 사명이라고 오디세우스는 확신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칼립소의 어원은 매우 중요하다. 칼립소는 “은폐된 존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디세우스가 칼립소에게서 풀려난 데에는 여신 아테네의 도움이 컸다. 아테네는 오디세우스를 수호하는 여신인데, 신들의 모임에 참석하여, 주인공을 돕자고 청원한다. 마침 그 자리에는 오디세우스를 몹시 미워하는 포세이돈이 참석하지 않았다. 아테네는 남자로 변신하여, 이타카로 가서 어느새 장성한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를 만난다. 그리하여 그미는 아들로 하여금 실종한 아버지를 찾도록 자극한다. 텔레마코스는 이를 처음에는 거절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고향 이타카를 비우면, 어머니와 결혼하려고 몰려온 수많은 사내들로부터 어머니 페넬로페를 수호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 오디세우스의 운명을 유추하기 위하여, 인민 회의를 개최하게 한다.

 

대부분의 그리스의 왕들은 무사히 귀향하여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었다. 가령 네스토어는 필로스에서, 메넬라오스는 스파르타에서 살고 있었다. 특히 메넬라오스는 아내, 헬레나와 화해하여 아이들의 결혼식을 거행하곤 했다. 그렇지만 수많은 장수들이 이타카로 몰려들었다. 이제 오디세우스가 죽었으니, 그의 아름다운 아내, 페넬로페와 결혼하려고 군침을 흘리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텔레마코스가 비밀리에 출항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나중에 반드시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암살하려고 결심하게 된다. (제 1권 - 제 4권)

 

제 5권부터 호메로스의 시각은 오디세우스로 향한다. 이전에는 오디세우스라는 이름은 거론되지 않고, 그저 인간이라고 명명되고 있다. 신들은 오디세우스를 돕기로 결정한다. 이 결정에 따라 신, 헤르메스는 칼립소에게 가서, 사랑하는 남자를 포기하라고 설득한다. 나아가 헤르메스는 오디세우스에게 뗏목 하나를 만들도록 명령한다. 오디세우스는 열심히 일하여 불과 5일 만에 뗏목에다 돛을 매달면서 출항 준비를 끝낸다.

 

드디어 주인공은 항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항해 18일째 되던 날 주인공은 다시금 풍랑을 만난다. 그는 첫 번째 목적지, 세리야 섬에 당도하려고 했는데,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주인공에게 끔찍한 기후를 안겨주었던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있는 힘을 다하여 헤엄쳐서 세리아 섬 해안가에 당도한다. 너무 지친 나머지 깊은 잠에 빠진다. (제 5권)

 

잠에서 깨어났을 때 오디세우스는 발가벗은 채 초췌한 몸으로 쓰러져 있다. 이때 처녀들이 해안에서 빨래하면서, 공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건장한, 그러나 반쯤 벗은 사내를 발견한다. 그들 가운데에는 세리아 섬의 공주, 나우시카가 있었다. 사람들은 주인공을 왕, “알키오노스”에게 데리고 간다. (6권) 그곳에는 이른바 페아켄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신의 뜻에 따라 전쟁과 궁핍함을 멀리한 채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주인공은 손님으로 환대받는다. 저녁에 축제가 개최되고, 가수 “데모도코스”는 아킬레스와 오디세우스에 관한 노래들을 부른다. 노래의 내용 속에는 트로야의 목마 그리고 트로이의 멸망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7, 8권)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과거 체험을 떠올리자, 너무도 격앙된 나머지 눈물을 흘린다. 이때 자신이 누군지를 밝히고, 페아켄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는 제 9권에서 12권까지 이어진다. 가령 “키코넨”, “로토파겐” 그리고 “키클로펜” 등에게서 겪었던 이야기들 특히 폴리페모스가 실명 (失明)한 이야기 (폴리페모스는 포세이돈의 아들, 외눈박이 거인이다. 오디세우스와 12명의 부하들은 폴리페모스에게 잡힌다. 오디세우스는 포도주를 만들어서 거인을 취하게 한 뒤에 그곳을 탈출한다.),

 

아이올로스가 바람 주머니를 열어서, 끔찍한 폭풍에 시달렸던 이야기, 마술 요정 키르케의 농간에 의해 돼지로 변했던 이야기 (키르케는 오디세이와 사랑을 나누기 위하여 그를 돼지로 변하게 하여 수년간 데리고 놀았다.), 유혹적인 세이렌의 노래 소리에 관한 이야기 (오디세우스는 그미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기 위하여 자신을 돛대에 묶게 한 다음, 부하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은 뒤 노 젓게 하였다.), 끔찍한 바다 괴물, 스킬라와 샤립디스에 시달렸던 이야기, 트리나키아 섬 (오늘날 시칠리아)에서 성스럽다던 암소를 훔쳐서 장난쳤던 이야기 (이로 인해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배를 잃는다.), 마지막으로 9일간 풍랑을 겪다가 이곳 세리야 섬에 당도한 것이었다. (9 - 12권).

 

나아가 오디세우스는 스스로 노래를 부르면서, 끔찍한 지하 명부의 세계를 묘사한다. 예전에 키르케는 그를 그곳으로 보낸 적이 있다. 그곳에서 주인공은 신탁을 접하게 된다. 신탁은 주인공에게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예견해준다. 놀라운 것은 주인공이 지하 명부 (Hades)에서 트로야의 영웅들의 수많은 혼령과 마주쳤다는 사실이었다. (1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