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출신의 소설가, 헤르만 브로흐 (Hermann Broch, 1886 - 1951)의 삼부작 장편 소설 "몽유병자들"은 1931년 그리고 32년에 발표되었다. 이 작품은 브로흐 후기 문학에 속하는 것으로서 브로흐의 대표작으로 손색이 없다. 작품 내용을 고려할 때 우리는 1888년, 1903년 그리고 1918년이라는 세 개의 시점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이러한 시대 구분은 이른바 오스트리아 문예 풍토를 고려할 때 “낭만주의의 경향”으로부터, “무정부주의의 성향”을 거쳐, “즉물주의의 경향”으로 전개되는 과정과 거의 일치한다. 이러한 구분을 통해서 브로흐는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니고 있던 역사의 파괴 과정을 세밀하게 서술하고 있다. 만약 인간이 이러한 의무로서의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면, 어떠한 비판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