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나는 플라톤의 『국가』가 두 가지 이유에서 유토피아의 문헌학적 효시가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하나는 철저한 계층적 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평등국가의 상이기 때문이며, 다른 하나는 시간과 장소를 고려하지 않는 초시대적인 모범적 범례로서의 상이기 때문입니다. 후자의 경우 그것은 역사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이지요. 이는 플라톤이 대서양 저편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아틀란티스를 상정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드러납니다. 친애하는 P, 그렇다고 해서 플라톤이 현실도피적인 태도로 자신의 이념 속에서 현실과 무관한 이상 국가를 건설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플라톤은 국가의 세 가지 계층을 신체구조로 설명하였다. 아래에 있는 열정과 성욕은 생업에 종사하는 하부 계층을 지칭하고, 두 번째 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