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 32

"성당은 그리스도를 끌어안는 성모다."

건물은 한마디로 아직 생명체로, 형이상학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철학 본질적이고 형상적인 예술의 형태를 밝혀준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인간 존재의 비밀스러운 윤곽의 형체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기독교인은 태양, 풍수지리, 천문 등과는 관계 없이 오로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작용하는 그리스도를 추종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모든 건축물의 연금술적 척도로 작용한다. 마음속에서 그리스도의 정신이 꽃피고 활동하는 것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속에 어떤 내향적인 영혼이 유동하며, 스스로 변모함으로써 우리 자신을 깨닫게 한다. 여기에는 아름다운 열기가 지배하고 있으므로, 생동하는 영혼은 결코 숨이 막혀 질식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열정, 꽃피는 루체른의 모든 처녀들에게서 시작되는 청춘의 빛을 생각해 보라. 생동하..

11 조형 예술 2026.03.31

서로박: 니체의 '탈윤리적 의미에서의 진리와 거짓에 관하여'

어째서 한국 학자들이 그렇게도 니체를 애호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니체 전집 21권이 한국에서 완간되었다. 그런데 블로흐 전집 가운데 불과 다섯 권만이 한국어로 번역되었을 뿐이다. 니체는 서양의 학문적 주류를 부정하는 이단의 사상가이다. 플라톤과 아르스토텔레스 그리고 기독교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대목은 우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이다. 사실 니체의 사상에서 부분적으로 채택할 수 있는 지엽적인 내용은 참으로 많다. 나는 니체의 독일어를 매우 높이 평가한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정교한 문장을 읽을 때, 감탄을 금치 못한 적이 있었다. 니체의 독일어에 비하면 블로흐의 독일어는 너무나 지저분하고 유장하다. 그러나 사상적 내용이 중요하지, 표현과 문체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그런데 필자는 ..

23 철학 이론 2026.03.30

서로박: 토마스 만의 '장편소설의 기술'

토마스 만 (Th. Mann, 1875 - 1955)의 「장편 소설의 기술 (Die Kunst des Romans)」은 1940년 미국 프린세톤에서 집필되었으나, 1953년에야 비로소 프랑크푸르트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토마스 만은 프린세톤 대학의 강연문에서 수십년간 지엽적으로 그리고 산발적으로 기술한 소설론을 어느 정도 체계화시켰다. 본고는 토마스 만의 장르 이론으로서 자신의 문학의 본질을 담고 있다. 토마스 만은 엄격한 미학자들의 의고전주의적 입장을 거부한다. 가령 그는 세기말 경에 제기된 논쟁을 「극장에 관한 시도 (Versuch über das Theater)」 (1908)에 기술한 바 있는데, 여기서 개진된 입장을 반복한다. 본고에서는 여러나라의 과거의 문학 작품들을 예로 하여 서사 문학의 ..

25 문학 이론 2026.03.29

Lindenberg: "우리 평화로 나아가요."

지금 이 순간에도 트럼프와 네탄야후의 미사일이 이란을 폭격하고 있습니다.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왜 이렇게 작은 것일까요? 아니, 순간적으로 작게 들릴지 모릅니다.그러나 평화는 인간의 오랜 갈망이며, 또 그래야 합니다. 다음을 클릭하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4분 27초)https://www.youtube.com/watch?v=oeFwTPyhY8Y&list=RDoeFwTPyhY8Y&start_radio=1 제3조,세상의 어느 누구도 성별, 혈통, 인종, 언어, 출신 국가, 신앙, 종교적 또는 정치적 견해 또는 성적 지향을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된다.Artikel 3,niemand darf wegen seiner Geschlechts, seiner Abstammung, se..

8 Lindenberg 2026.03.27

서로박: 골드만의 '장편 소설의 사회학'

뤼시앙 골드만 (L. Goldmann, 1913 - 1970)의 "장편 소설의 사회학 (Pour une sociologie du roman)"은 1964년 파리에서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골드만은 -젊은 루카치와 마찬가지로- 예술의 사회적 특성을 오로지 사회 내용의 반영속에서 고찰하지는 않는다. 예술 형식과 삶의 형식 사이의 관계는 골드만의 경우 문학 작품의 구조 그리고 사회내의 그룹의 사고 구조 사이의 동질성과 일치한다. 골드만은 주어진 사회의 내용과의 관련성속에서 문학 작품의 해명 작업이 완전히 가능하다고 고찰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주어진 사회의 제반 문제점을 해결한 바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이와 상응한 문학 작품을 완전히 해석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최소한 상기한 두가지 다른 영역 사이의 관련성..

25 문학 이론 2026.03.27

에른스트 블로흐: 모차르트에 관하여

다음의 글의 출전은 다음과 같다. Ernst Bloch: Geist der Utopie, Frankfurt a. M. 1985, S. 68 - 70. 번역: 박설호. 많은 참고 부탁드린다. .............. 주지하다시피 모차르트는 불세출의 음악가 가운데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쉽고도 매혹적으로 그리고 폐쇄적으로 노래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는 자신과 동시대 사람들에 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적어도 우리가 탐구한 다음에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모차르트의 성악 능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이다. 그에게는 모든 게 일상과 달리 고요했다. 밤이 도래하면 고결한 형체가 순서에 따라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그런데 아직 모든 것을 변화하게 하는 밤(夜)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모든 불빛이 꺼지고, ..

29 Bloch 번역 2026.03.25

서로박: 인간의 네 가지 유형

아래의 내용은 완전한 진리라고 말할 수 없다.네 가지 유형은 가설로 이해되면 좋을 것 같다, 왜냐면 수십억의 인간을 4 유형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단순하고, 천편일률적이기 때문이다.1강 1. 점액질: 느리게 반응한다. 살찐 사람이 많다. 2. 다혈질: 화를 자주 내지만 뒤끝이 없다. 하체가 약하다. 3. 담즙질: 맺고 끊음이 분명하다, 유머가 없다. 4. 우울질: 내면을 감춘다. 참을성이 많다. 몸은 약하지만, 하체는 튼튼하다.2강"인간의 오장육부는 우주의 형세 내지는 에너지와 거의 유사하다." (파라켈수스). 파라켈수스는 인간의 신체를 소우주, 즉 아르케우스Archeus라고 표현하였고, 실제 우주를 대우주, 즉 불카누스Vukanus라고 표현하였다. 태양의 길, 즉 황도는 인간의 소장과 대장의 꾸불꾸불한..

5 사회심리론 2026.03.24

박설호: 에른스트 블로흐 연구, 물질과 희망. 감사의 말씀

감사의 말씀“사고란 한계를 뛰어넘는 행위다.” (블로흐) 나의 제자이자 친구인 M에게 discipulo mea et amico M : 더 나은 세계는 어떻게 구성될 수 있을까요? 인간의 갈망 속에는 자유, 평등 그리고 동지애라는 전언이 하나의 자극제로 남아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의 바람직한 세계를 창조하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질문이 오랜 세월 에른스트 블로흐를 연구하게 하였습니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흙수저 출신이지만, 불굴의 노력으로 힘든 삶을 극복하였고, 물질과 희망의 관점에서 놀라운 철학적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블로흐의 노력은 얼마나 대단한가요? 2011년에 간행한 저서에서 필자는 블로흐의 사상적 동인을 “꿈”과 “저항”으로 요약한 바 있습니다. 마르크스는 “인간이 힘들게..

1 알림 (명저) 2026.03.23

내가 대학생이라면 ... 하고 싶다

아래의 글은 2006년도에 썼던 단상입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것을 다시 찾아서 올립니다. 고동 색의 글은 최신 논평입니다. 1. 문제는 내 삶의 목표를 정하는 일이다.시간이 걸리더라도 그것을 오래 찾고 싶다. 찾은 뒤에 이를 지키고 싶다.그러면 나의 목표는 마치 북두칠성의 별처럼 나에게 방향 감각을 부여할 것이다.이것은 변함 없는 진실이다.2. 아름다운 이성에게 반하는 것은 당연하다. 젊은 여자들의 아름다운 목과 다리를 바라보면, 젊은 남자의 아름다운 눈빛을 들여다보면, 사랑에 푹 빠지고 싶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허상이다. 브레히트는 말했다. "Glotzt nicht so romantisch!"친교와 연애에 아까운 시간 허비할 필요는 없다.친구란 평생 3명만 있으면 족하다. 어쩌면 내 생각이 짧은 것인..

3 내 단상 2026.03.23

서로박: 야콥슨의 '언어학과 문학'

러시아의 문헌학자, 로만 야콥슨 (R. Jakobson, 1896 - 1982)의 「언어학과 문학 (Лингвистика и поэтика)」은 1960년 켐브리치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문체학에 관한 어느 회의에서의 결말 투표로 인해 씌어진 본 논문은 한마디로 시학에 관한 야콥슨 자신의 연구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야콥슨은 러시아 형식주의에서 출발하여, 미래주의 내지 구성주의의 원칙을 추적하였다. 야콥슨의 이러한 태도에 의하면 “시적 내용이 무엇인가?” 혹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한가지 답으로 확정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심리학자가 “붉은 색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물리학자가 “힘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답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우리는 다만 시적 인상 내지 아..

25 문학 이론 2026.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