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문학 이론

서로박: 야콥슨의 '언어학과 문학'

필자 (匹子) 2026. 3. 23. 10:50

러시아의 문헌학자, 로만 야콥슨 (R. Jakobson, 1896 - 1982)의 「언어학과 문학 (Лингвистика и поэтика)」은 1960년 켐브리치에서 처음으로 간행되었다. 문체학에 관한 어느 회의에서의 결말 투표로 인해 씌어진 본 논문은 한마디로 시학에 관한 야콥슨 자신의 연구 결과로 이해될 수 있다.

 

 

야콥슨은 러시아 형식주의에서 출발하여, 미래주의 내지 구성주의의 원칙을 추적하였다. 야콥슨의 이러한 태도에 의하면 “시적 내용이 무엇인가?” 혹은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은 한가지 답으로 확정될 수 없다고 한다. 이는 심리학자가 “붉은 색이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물리학자가 “힘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답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우리는 다만 시적 인상 내지 아름다움에 대한 느낌이 어떻게, 어떠한 조건하에, 그리고 어떤 결과로 주어져 있는가? 만을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야콥슨의 시학에서 제기되는 기본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하나의 예술 작품에 관한 언어적 표현은 무엇을 행하는가?”

 

이에 답하기 위해서 야콥슨은 언어의 다양한 사용 방식을 분석한다. 그는 언어가 시적 기능과 실증주의적 (의사 소통적) 기능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하여, 행동주의 심리학자, 카를 뷜러 (Karl Bühler, 1879 - 1963)의 이른바 “사고방식의 모델 (Organon-Modell)” (1934)을 고찰한다. [뷜러의 사고 방식의 모델에 의하면 언어는 하나의 고유한 “표시 기능 (Ausdrucksfunktion)”, 하나의 “소환 기능 (Appellfunktion)” 그리고 하나의 “표출 기능 (Darstellungsfunktion)” 등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상기한 내용에 근거하여 야콥슨은 언어적 소통속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는 여섯가지의 동인 (動因)을 구분한다. 이 동인들은 언어의 다음과 같은 여섯가지 기능과 일치한다. 맥락 (소개 내지 안내의 기능), 수신자 [능동적 (konativ) 기능], 소식 (시적 기능), 발신자 (정서적 기능), 접촉 매개 [친교적인 (phatisch) 기능], 코드 (메타 언어의 기능) 등이 그것들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의 선구자이며, 나중에 프라하 구조주의의 대표였던 야콥슨이 포에지에서 자생적이자 고유의 독립적 특성을 찾아내려 한 사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예컨대 칼 뷜러는 시적인 것을 심리학적으로 표시 기능으로 파악했고, 상징주의와 해석학을 인식 기능하에 포함시킨 바 있다. 그러나 야콥슨은 뷜러의 이러한 견해를 용인하지 않았다. 가령 시적 기능이 주도적으로 작용하는 어느 텍스트는 자신의 창조 유형, 음성적 문법적 그리고 간상적 차원의 복합적 유희, 텍스트와 (문학사적 그리고 동시대적) 맥락 사이의 관계 등에 대해 주의력을 환기시킨다. “언어의 시적 기능은 멧세지에 대한 자기 목적적 초점화 등을 명확히 밝혀준다.” 우리는 이를 (모스크바 시절에 연구했던) 훗설의 영향에서 비롯한 야콥슨의 현상학적 원칙으로 명명할 수 있다.

 

야콥슨은 프라하에 머물 때 어떤 구조주의적 원칙에 입각하여, 자신의 미학적 입장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하였다. “시적 기능은 다음과 같은 유사성의 원칙을 투영시킨다. 이러한 원칙에 따르면 ‘선별’이라는 [중문적 (中文的, paradigmatisch)인] 축은, ‘결합’이라는 복문적 (複文的, syntagmatisch) 축으로 향하게 된다.” 다시 말해 시적 표현 자체에 대한 주의력을 끌게 하는 것은 야콥슨에 의하면 (불변적 특성과 가변적 특성이 묘하게 혼합되어 있는) 언어 표현의 모든 측면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유사성과 대조적 관계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유사성과 대조적 관계는 가령 독일의 고전 문학에서 “운” 그리고 “리듬”의 형태로서 가장 잘 눈에 띄지 않는가? 그것은 야콥슨에 의하면 시인으로 하여금 행과 연을 구분하게 한다.

 

로만 야콥슨의 구조주의 문학 이론은 현대 문예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물론 야콥슨의 이론에는 다음과 같은 취약점이 담겨 있다. 즉 문학 연구의 실증주의적 측면을 도외시한 점, 문학 언어적 표현에서 특히 의사 소통의 맥락을 외면한 점 등이 그것이다. 다만 야콥슨은 (언어 소통속에 함축된 동인의) 기능적 관련성에 입각한 자생적 상으로서 예술 작품을 해명하려고 시도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