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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흐: 탈레스, 헤라클레이토스의 물질 이론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것은 으레 이중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다. 여기에는 강물이 흐르고, 저기에는 조용한 강변이 가만히 있다. 강물과 강변은 모두 가시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두 영역 모두에 동조하는 느낌, 혹은 부정하려는 느낌이 자리하고 있다. 강물을 찬양하는 자는 강가에서의 죽음을 두려워한다. 강변을 찬양하는 자는 강물 속의 허망함으로 인하여 겁에 질린다. 우리의 사고가 신선할수록, 이러한 유형의 가치를 따지는 태도는 더욱더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럴수록 두 가지 사항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작업은 더욱더 열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 가지가 다른 한 가지보다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람들은 운동이 가치 있는가, 아니면 휴지가 중요한가를 따지게 된다. 인간의 오관은 두 가지..

23 철학 이론 2022.11.05

블로흐: 파르메니데스와 피타고라스의 물질 이론

그런데 과거 사람들은 운동보다도 멈춤에 관해서 강력하고 집요하게 추적하였다. 그리하여 멈춤은 쉽사리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과장되었다. 멈추어 있는 존재는 이루어진 무엇으로 나타난 게 아니라, 본원적 실체로 이해되었다. 다시 말해 실체는 생동하지 않으며, 어떠한 날씨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엘레아 학파들은 다만 스스로 생명으로 치장해 있는, 어떤 죽음 충동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사고는 비밀스러운 광채에 의해서 번득였다. 엘레아 철학자들은 늙은 다음에 찾아오는 죽음의 상에 대해 반대했다. 그들은 “가득 찬 무엇 πλέον”을 몹시 애호하며, 공허함을 거부하고 혐오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항상 허무주의가 자리하고 있었다. 엘레아 학파는 무엇보다도 완전한..

23 철학 이론 202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