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 22

박설호: (5) 사랑은 이별을 연습하는 격정적 트레몰로. 슈테핀의 시

5. “사랑은 이별을 연습하는 격정적 트레몰로” 너: 지면 관계로 다른 작품을 살펴볼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다음 기회에 한 번 더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슈테핀의 시적 주제를 요약해주시지요? 나: 네, 슈테핀의 시작품은 고통에 처한 여성의 뒤엉킨 사랑의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거기에는 사랑을 둘러싼 부차적인 복합적 증상들이 뒤섞여 있지요. 물론 슈테핀은 요절했지만, 그미가 남긴 소네트는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독자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합니다. 너: 인간은 이성적 존재지만, 다른 한편 본능적 동물이지요? 나: 네, 인간의 몸은 지렁이처럼 반응합니다. 그런데 주어진 현실은 인간 동물의 사랑을 연속적으로 방해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를 질시하며, 초조한 불안으로 어쩔 줄..

21 독일시 2022.10.30

(단상. 542) "희망의 원리"

"광기의 가장 순수한 형태는 모든 것을 옛날 식으로 내버려두면서, 무언가 변화되기를 희망하는 태도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사람들은 몸에 해로운 당의정 알약을 구하려고 줄을 서 있다. 대부분 인간은 눈앞의 당면한 문제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 먼 곳을 바라보고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애쓰지 않는다. ................... 필자는 학생들을 생각하면서 다섯 권의 『희망의 원리』 (2004)를 번역 출판하였습니다. 그런데 필자의 제자도 이 책을 읽으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등록금 내는 것도 버겁게 여깁니다. 졸업하는 어느 제자는 나에게 말했습니다. 선생님, 희망의 원리가 어떤 책인가요? 문제는 나를 포함한 연구자들에게도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번역서를 언급하며, 그 속..

3 내 단상 2022.10.28

(단상. 541) 한국의 주사파는 술집에 있다.

말술을 들이키며 무속을 신봉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먼 훗날 역사가 말해줄 것이다. 현 정권은 반대파를 적으로 매도하면서 교도소에 수감하려고 애쓴다. 현 대통령은 "주사파들과 협치는 불가능하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누가 주사파냐?" 하고 기자가 묻자 그는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했다.전형적인 얼버무림이다. 국민들은 대통령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할까? 참으로 궁금한 대목이다. 누가 주사파인가? 한국의 대부분 정치인들 (더불어 민주당 당원들, 정의당 당원 그리고 일부 국민의 힘 당원들)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북한의 김정은은 좋은 지도자가 못된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데, 연일 미사일을 쏘아대며, 나랏돈을 낭비하는 그..

3 내 단상 2022.10.27

키르스텐 보이에: 어두운 밤

키르스텐 보이에는 1950년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독일 작가입니다. 보이에는 약 100권 이상의 많은 소설로써 지금까지 유럽의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려왔습니다. 그미는 『어두운 밤Dunkelnacht』2022년 독일 청소년 문학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 『어두운 밤Dunkelnacht』 은 키르스텐 보이에의 중편 소설입니다. 작품은 전쟁이 끝날 무렵의 범죄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1945년 4월 28일은 히틀러가 자살하기 전의 시기였습니다. 바로 이날에 바이에른의 소도시 펜츠베르크에서 놀라운 사건이 벌어집니다. 남자들은 16명의 남녀를 공개적으로 총살합니다. 처형당한 사람들은 사회민주당의 지조를 지닌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몰래 시청으로 잠입하여, 소도시 펜츠베르크를 조만..

48 최신독문헌 2022.10.26

서로박: 테렌티우스의 안드로스의 처녀 (2)

6. 마지막 해피엔딩: 극의 진행과정은 결혼의 파탄으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스 출신의 한 사내가 등장함으로써 은폐된 사실을 백일하에 공표합니다. 이로써 모든 오해와 비밀이 풀리게 됩니다. 안드로스 출신의 크리토는 사람들에게 모든 진상을 밝힙니다. 글리세리움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미가 어떻게 낯선 지역인 안드로스로 향했는지 하는 물음이 그것들이었습니다. 글리세리움은 크레메스의 딸, 파시불라인데, 몇 달 전에 팜필루스와 사랑하다가, 실수로 임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미는 안드로스에 칩거하면서 산파, 레스비아의 도움으로 아기를 출산하였고, 주위 사람들의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일부러 기생, 글리세리움이라고 사람들에게 소개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글리세리움을..

37 고대 문헌 2022.10.25

서로박: 테렌티우스의 안드로스의 처녀 (1)

1. 놀라운 처녀작: 오늘은 고대 로마의 희극작가, 푸블리우스 테렌티우스 아퍼 (Publius Terentius Afer,BC. 195 184 - BC. 159)의 「안드로스의 처녀Andria」를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테렌티우스의 삶에 관해서는 이전에 「환관」을 다루면서 자세히 언급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습니다. 극작품 「안드로스의 처녀Andria」는 테렌티우스의 처녀작입니다. 이 작품이 초연된 시기는 기원전 166년 4월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키벨레 여신의 축제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공연되었습니다. 테렌티우스는 첫 작품에서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그의 극작품을 이전의 극작가들 이를테면 안드로니쿠스Androni..

37 고대 문헌 2022.10.25

박설호: (4) 사랑은 이별을 연습하는 격정적 트레몰로. 슈테핀의 시

4. “생각해 봐, 당신이 살 섞었던 모든 여자가” 너: 임에 대한 헌신은 문학 작품 집필에서도 나타납니다. 만약 슈테핀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브레히트는 많은 명작을 완성하지 못했겠지요? 나: 그렇습니다. 1930년대에 슈테핀은 한스 아이슬러의 말대로 “브레히트의 가장 귀중한 협력자”였습니다. 가령 「호라치와 쿠라치」, 「둥근 머리와 뾰족 머리」, 「제 3제국의 공포와 참상」, 「카라 부인의 무기」, 「아르투르 우이의 저지할 수 있는 상승」, 「주인 푼틸라와 하인 마티」 등과 같은 놀라운 수준의 드라마 작품들을 생각해 보세요. 슈테핀은 연인을 위해서 직접 창작의 모티브를 제공했고, 원고를 세심하게 정리했습니다. 너: 자신의 창작보다도 임을 도와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믿었군요. 나: 네. 그밖에 슈테핀은 ..

21 독일시 2022.10.25

하리보 ㅋㅋㅋㅋ

하리보 - 그것은 "본에서 거주하는 한스 리겔 Hans Riegel in Bonn"에서 따온 것입니다. 하 = 한스, 리 = 리겔, 보 = 본. 한스 리겔은 당연히 하리보 회사의 사장을 가리킵니다.ㅎㅎ 하리보 할아버지 한스 리겔이 2013년에 사망했습니다. 한스 리겔은 1923년 본에서 태어나, 2013년 10월 15일 본에서 90세로 사망하였습니다. 그는 돈을 벌어서 한스 리겔 재단을 만들어 젊은 자연과학자들에게 많은 후원금을 쾌척하였습니다. 생물학, 수학, 화학, 물리 등을 공부하는 김나지움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리겔의 말에 의하면 "기초 자연과학은 기초 인문과학만큼 대단히 중요하며, 젊은이들은 응용능력을 갖추기 전에 우선적으로 기초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합니다. 젤리 과자로 커..

13 독일 문화 2022.10.24

박설호: 기본 소득을 넘어서 기본 의료 보장으로.

1. 대선 유감: 친애하는 P, 지난 대선의 결과는 많은 분을 침울하게 만들었습니다. 선거의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에 관해서 결과론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가령 안철수 후보가 교활하게 중도에 사퇴하여,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을 조금 올렸다는 점, 심상정 후보가 뻣뻣하게 버티다가 80만 표를 잠식하여 윤 후보가 불과 20만 표의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점 등을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유권자의 과반수가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자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자가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어느 정도 범위에서 빗나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좌우 노선의 정책 차이는 크지 않다.: 한국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80% 이상 존재하고,..

2 나의 글 2022.10.22

박설호: (3) 사랑은 이별을 연습하는 격정적 트레몰로. 슈테핀의 시

3. “사랑을 사랑했을 뿐, 사랑하기는 아니었어요.” 너: 브레히트의 사생활은 문란했다고 들었습니다. 나: 네 그는 망명 생활을 구실로, 한 집에 세 여인과 동거한 적도 있었습니다. 페터 바이스 (1916 - 1982)는 소설, 『저항의 미학』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묘사한 적이 있습니다. 슈테핀은 브레히트 뒤에 앉아 속기에 몰두하고, 베를라우는 브레히트 앞에서 마치 성욕을 자극하듯이 손을 그의 무릎에 얹고 있는데, 바이겔은 바깥 정원에서 빨래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너: 브레히트는 일부다처주의자인가요? 나: 네. 그렇지만 돈 후안과 같은 진상이라기보다는, 여성들을 애호하는 카사노바를 방불케 합니다. 어느 연구자는 “데리고 놀기 좋은 귀여운 남자”의 전형이었다고 주장합니다. 너: 한 가지 사항이 잘 이해되지 않..

21 독일시 2022.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