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하고 싶어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고,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이 있다. 호모 아만스의 사랑의 실천이 전자에 해당한다면, 사회적 필연성으로 주어진 의무감 등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하고 싶은데, 할 수 없는 상황 – 이는 대체로 도파민 분비의 여러 가지 효과를 저하시켜서, 때로는 우리를 깊은 우울증에 침잠하게 만들기도 한다.
인간은 동물과 다르기 때문에,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 같아서는 임을 와락 끌어안고 싶은데, 힐끗 쳐다보는 주위의 사람들이 신경 쓰인다.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망설이다가, 사랑 고백의 기회를 놓치는 사람들은 부지기수이다. 떠나간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현재의 삶을 망치는 호모 아만스들도 더러 있다. 그만큼 금지된 사랑, 불가능한 사랑은 우리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이를테면 종교인은 금욕 생활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을 차단시켜야 한다. 가령 어머니에 대한 불가능한 사랑을 생각해 보라. 어머니의 성을 차지하는 일은 실제 현실에서 도저히 이루어질 수 없으므로, 하나의 금기로 작용한다. 이러한 억압 기제는 성년이 될 때까지 무의식 속에 은폐된 채 작동된다.
그러나 심리 구조 속에 억압되어 있던 욕망은 성인이 되면 마치 화산 폭발처럼 강하게 분출하게 된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사랑의 물꼬는 다른 곳에서 마치 봇물 터지듯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플레이보이들의 90 퍼센트 이상이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극심한 효심을 드러내는 것은 그 자체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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