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고대 문헌

서로박: (5)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 론'

필자 (匹子) 2024. 9. 24. 10:58

(앞에서 계속됩니다.)

 

29. 완전한 숫자, 6: 아우구스티누스는 수학의 영역에 등장하는 자연수에 대해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가령, 아라비아 숫자인 1 μονο, 2 δι, 3 τρι, 4 τετρα는 그 자체 점, 선, 넓이, 높이를 지칭합니다. 따라서 네 숫자는 실질적으로 자연의 공간을 가리킵니다. 점, 선, 넓이 그리고 높이는 삼차원의 공간을 말해주고 있는데, 이는 제각기 “흙”, “물”, “공기” 그리고 “하늘”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Horn: 405). 재미있는 것은 아우구스티누스가 “불” 대신에 “하늘”을 언급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로써 그는 사원소 이론을 간접적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뒤이어 출현하는 것은 “5 πεντα”입니다. 이것은 창조주와 자연이 서로 조우하는 과도기적인 영역을 지칭할 수 있는데, 신의 능동적 행위와 변화될 수 있는 세상 사이의 관계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지상의 안식일을 “천국과 같은 현실을 기대하는 하나의 이상적 축제로 간주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견 기존하며 완성된 것으로 보이는 ”신의 국가“는 그 자체 유토피아의 특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그리스도의 지배는 천국의 마지막 안식일로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창세기의 일곱 번째의 날은 아직도 개방되어 있으며, 아우구스티누스는 바로 여기에다 이상적 견해를 첨가시키고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바로 일곱 번째의 날이 될 것이다Dies septimus nos ipsi erimus.” (Augustin, De civ. Dei XXII). 아우구스티누스는 숫자 가운데 여섯 번째의 숫자인 “6”을 조화로운 이상적 숫자로 생각하였습니다. 나중에 보에티우스는 기월 후 6세기에 “6”이라는 숫자를 고대의 사고에서 유래하는 완전한 숫자로 다시 수용한 바 있습니다. “6”은 화합과 평화 그리고 휴식 그리고 정지의 의미를 지나고 있습니다.

 

30. 마지막 날은 개방되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나아가 “7”의 숫자에 대해 어떤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려 하였습니다. “6”이 기존의 세계의 완전성을 상징하는 개념이라면, “7”은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암시해주는 숫자입니다. 가령 “6”이 고대의 이교도가 판치던 고대 사회의 질서였다면, “7”은 기독교의 정신으로 충일한 새로운 세계의 질서를 가리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유대교의 안식일은 토요일이지만, 기독교의 안식일은 일요일이라는 사실 역시 6과 7과의 관련성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비유적으로 말해서 “6”이 조용히 노동에 임하면서 살아가는 평일이라면, “7”은 주님을 기리면서 이상을 꿈꾸는 축복의 휴일입니다. 그래, “7”은 아우구스티누스에게는 해방의 일요일, 변화 내지 전복의 일요일을 가리키는 숫자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그야말로 어떤 혁명적 초월의 사상을 담고 있습니다. 만약 인간의 마음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갈망이 솟아오른다면, 혁명적 초월의 사고는 지속적으로 인간의 의지를 자극할 게 분명합니다.

 

31. 덧붙이는 말씀: 한 가지 사항을 첨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세계와 자연은 지금까지 인간에게 활용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는 생태계 파괴에 즈음하여 어떻게 해서든 질적 자연의 가치 내지는 아름다운 세계를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이와 관련하여 아우구스티누스의 다음과 같은 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가치를 지닙니다. “식물은 자신의 다양한 형태를 드러낸다. 이로써 우리는 주어진 세계를 아름다운 형태로 바라보고, 이에 근거하여 아름다운 건물을 가시적으로 축조하지 않는가? 이렇듯 식물들은 세계를 인지할 수 있는 감각을 인간에게 제공하고 있다. 자연은 자신의 존재 그대로 인간에게 인식될 수 없기에, 어떻게 해서든 인지되기를 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De civitas Dei, XI, 27)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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