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계속됩니다.)
5.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정신분석학적 전제 조건들 (1): 상기한 사항은 에밀리오 모데나의 심리학을 이해하는 전제 조건의 내용들입니다. 이것은 생태 심리학의 관점에서 자아의 문제와 관련됩니다. 자아가 오늘날의 현대 사회의 심리적 소통 과정 속에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십시오, 자아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회의 특정 계층에 의해서 마음대로 이용당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경우 당사자의 나이, 성별, 인종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만약 한 인간이 타인, 다른 단체 그리고 국가 등에 이용당하게 되면, 개인의 존재는 사라지고, 도구로서의 객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첫째로 우리는 정신분석학자의 현실 비판을 중요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즉 성의 억압은 자아의 무의식 속에 내장되어 있는 사디즘 그리고 공격성향을 부추기게 됩니다. 모데나는 모든 종류의 부정적 행동 양상을 성의 억압에서 비롯한 “투사 projection”로 해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공격 성향이 어떻게 작동되며,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로 우리는 외부 현실, 개개인들의 충동적 욕구들 그리고 그 자체 모순적으로 작동되는 심리적 장치들 사이의 구체적인 변증법 등을 서술해내야 할 것입니다. 프로이트는 이를 위해서 이드 Id, 자아 Ego 그리고 초자아 Superego의 개념을 활용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모데나는 다음의 사항을 강조합니다. 즉 주어진 현실 속에 도사린 강제적 규정 내지 인간으로 하여금 부자유스럽게 살게 하는 여러 가지의 도덕적 장치 등을 가급적이면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숙지하는 게 급선무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당사자는 이러한 강제 규정 내지 도덕적 장치 등을 극복하고, 자신의 삶에서 자유로운 공간을 점차적으로 넓혀갈 수 있다고 합니다.
6.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정신분석학적 전제 조건들 (2): 셋째로 우리는 사회주의 국가에서 발생하는 생태 위기의 순간들을 비판하고 이것들을 분석함으로써 생태심리학의 입장을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초자아에 의해서 조종되는 강제적 정책을 자아에 합당한 유연한 정책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국가의 인위적인 정책 속에는 감정과 본능의 특성이 배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현재 행해지는 정책 속에 어떤 성적 충동, 공격성향 내지 초월적 욕구 등의 측면을 충분히 간파하고 이를 지적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자아가 성적 욕구, 정치적 그룹 내에서의 개인적 인간관계, 안온하고 부드러운 공동체에 관한 느낌을 어떻게 극복하는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불법에 대해서 자아가 과감하게 폭력으로써 저항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시민 불복종과 같은 수동적인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세요. 또한 자아의 한계를 넘어서는 체험이라든가 거대한 공감으로 요약되는 여러 가지 정서적 느낌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가의 권위로부터 벗어난 자생적이고 자치적인 생태공동체 내에 자발적인 그룹이 많이 형성되는 일입니다. 이러한 생태 공동체는 중앙집권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정부 형태의 압력에 대해 저항하고, 거부하는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공동체 내부에 어떤 새로운 지배 형태가 형성되어 다시금 권력을 재창출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는 사실입입니다.
7. 불복종에 대한 연습: 에밀리오 모데나는 자아의 영혼에서 출발하여 논의를 전개하는데, 미성년자들의 나르시시즘의 욕구와 관련하여 다음의 사항을 분명히 규정합니다. 그 하나는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성향이며, 다른 하나는 자신으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의식적인 욕망 등을 막연하게 타인에게 전가하는 성향입니다. 자아의 심리 구조는 언제나 그들의 원래의 입장 내지 견해를 고수하려는 경향을 지닙니다. 이는 자아가 불편하고도 힘든 과업 앞에서 무작정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데나의 견해에 의하면 미성년자로부터 일단 주어진 관습 도덕 그리고 법의 영향을 떨치게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가령 교사 그리고 부모의 간섭을 줄이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들은 기성세대와 대화를 나누되, 어떠한 타인의 견해라 하더라도 이를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자기 자신의 고유한 판단과 결정입니다. 모데나는 개개인들이 궁극적으로 급진적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 끊임없이 불복종을 연습하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과업이라고 설파합니다. 이를테면 직접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에는 투표 외에도 정책을 실천에 옮기는 자로서 참여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경우 정책 참여자는 로테이션의 원칙에 의해서 시기적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모데나는 자생적 그룹에 필요한 몇 가지 역동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차제에 얼마든지 소수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권력의 분산화를 도모하는 그룹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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