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Wolf

서로박: 볼프의 나누어진 하늘

필자 (匹子) 2019. 3. 9. 17:46

크리스타 볼프의 소설 『나누어진 하늘 (Der geteilte Himmel)』은 1963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작가는 1980년 게오르크 뷔히너 상을 받을 정도로 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훌륭한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였습니다. 그미는 사회주의의 실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으로 인하여 구동독에서 비판을 당했습니다. 1990년 통독 후에 『남아 있는 것』이라는 제목으로 스타지 문제를 거론했을 때 작가는 신랄한 구설수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쨌든 크리스타 볼프는 주제의 측면과 그리고 문체의 측면에서 구동독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작품, 『나누어진 하늘 (Der geteilte Himmel)』은 볼프의 데뷔작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50년대에 구동독의 문예지에 「모스크바 중편 (Moskauer Novelle)」을 발표한 적이 있지만, 이는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소련 남자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소설 기법 상으로 습작품에 해당합니다.『나누어진 하늘』은 1959년 이른바 비터펠트 운동의 일환으로 집필된 것입니다. 특히 1961년에는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었는데, 볼프의 작품은 부분적으로 분단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은 1961년 시점에서 리타 자이델이라는 젊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습니다. 리타 자이델은 바로 이 무렵 심리적 육체적 충격을 받았는데, 병원에서 깨어납니다. 소설은 그미의 내적 독백과 회상으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리타 자이델은 2년 전에 화학자 만프레트 헤어푸르트를 알게 됩니다. 그미는 중부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빠져나와 어느 회사의 사무실 직원으로 취직하게 된 터였습니다. 만프레트의 등장은 일상의 지루함을 가시게 해주었습니다. 그미는 만프레트와 함께 도시, 할레로 이사하여 교사가 되기 위해서 대학에서 공부를 시작합니다. 대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공장에서 실습을 마쳐야 했습니다. “오늘날 교사는 거대한 공장 규모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주인공 리타는 사회주의 건설에 참여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 그런데 공장에서는 갈등 그리고 속임수 등이 온존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노동자는 작업 조에서 일하는데, 담장 조장은 메터나겔이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동료들을 부추겨 열심히 일하라고 권고하고 있었습니다.

 

리타가 사회를 위한 임무 그리고 정치의식을 많이 배우면, 그럴수록 그미는 만프레트와 멀어져 갑니다. 만프레트는 구동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는 대지주였던 부모의 영향 때문에 그리고 스탈린 시대의 암울한 경험 때문에 구동독에 대해 좋은 감정을 지니지 않고 있습니다. 세인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게 만프레트의 버릇이 되었습니다. 그는 더 나은 방적 기계를 만들었지만, 이 기계는 당국으로부터 채택되지 않습니다. 몹시 실망한 만프레트는 서독으로 건너가 버립니다. 특히 그를 실망시킨 것은 스탈린의 끔찍한 범행이었습니다. 리타는 만프레트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미는 베를린 장벽이 건설되기 며칠 전에 서 베를린으로 가서 그를 만납니다. 이때 만프레트는 몹시 낯설게 느껴집니다. 리타는 다시 동독으로 돌아옵니다. 사랑하는 남자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리타는 영원히 그와 헤어질 것을 다짐하면서, 다음과 같이 토로합니다. “만약 그가 강제적으로라도 여기 머물렀더라면, 모든 것을 끝장내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을 거야.”

 

 

 

나누어진 하늘은 1964년 DEFA 영화사에서 영화로 제작되었다. 연출은 콘라드 볼프가 맡았다. 콘라드 볼프는 슈타지 총 책임자 마르쿠스 볼프의 동생으로서 모두 극작가이자 의사인 프리드리히 볼프의 아들들이다. 이들은 크리스타 볼프와는 동명이인들이지만 인청관계는 아니다.

 

볼프는 분명히 여주인공 리타의 입장에 서 있습니다만, 당의 입장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미는 분단 문제를 거론하고, 나라를 떠난 젊은 화학자에 대해 분명하게 비판합니다. 작가의 견해에 의하면 만프레트는 개인주의 삶의 방식을 철저히 고수하기 때문에 구동독에서 적응하기 힘든 부류의 인간입니다. 60년대 초반에는 작가와 당의 견해들은 상당부분에 있어서 어떤 공통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공통성은 시대적 분위기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당시 크리스타 볼프는 당의 정책에 상당 부분 동조하였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거리감을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볼프의 작품이 비터펠트 운동을 무조건 추종하는 작품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소설 속에서 헌신적인 노동자 상이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십시오. 가령 롤프 메터나겔은 너무나 열심히 일하다가, 자신의 가족을 등한시하고, 결국 자신의 건강마저 해칩니다. 또 한 가지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은 강사인 슈바르첸바흐입니다. 그는 공명정대하고 애정 어린 자세로 당국의 비합리적 정책을 비판하지만 그의 비판은 채택되지 않습니다. 이 점으로 미루어 우리는 작가가 나름대로 온건한 자세로 당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한 것은 분명합니다. 비록 『나누어진 하늘 (Der geteilte Himmel)』이 하인리히 만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되고, 콘라드 볼프에 의해서 영화화되었지만, 작품 속에는 여전히 많은 쟁점 사항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가령 작품 속에 용해되어 있는 불안한 자연 묘사는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주관적 서정성을 담은 자연 묘사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서술 방법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